하늘의 별 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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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같다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듣지만 별로 실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그 경우를 당하지 않았던 탓이리라.
낮에는 학교에 나가고 밤이면 한 세대를 격한 까까머리의 백과사전노릇 하는 「아르바이트」란 서러운 직업-몇 차례 하는 동안 배부른 사람들로부터의 역겨움 때문에 그만 두었더니 향토장학금(?)이 감질나서 다시 그짓을 할양으로 교내 직업보도소를 한 주일쯤 빠지지 않고 개근했었다.
○…한결같은 대답은 요즘 접수가 잘 안되니 더 기다려 보라는 것이었다. 아예 단념하고 신문의 가정교사 광고 난을 이용해 보았다. 어찌된 셈인지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 실망하지 않고 며칠 뒤에 다시 광고를 냈으나 똑 같은 결과였다. 비록 부직이긴 하지만 직업임엔 틀림없을진대 한 자리 구하기가 그처럼 힘든 줄은 미처 몰랐었다.
○…일각이 안타까와 발돋움하는 귀중한 시간을 어느 누가 양보 당하고 싶으랴마는 어쩔 수 없어 해야 하는 고학도 마음대로 안 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웃음이 입가에 번진다. <조대현·대학생·남·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동 35의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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