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혼인·이혼 통계' 분석해 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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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결혼한 아홉 쌍 가운데 한 쌍은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 감소하던 혼인 건수가 8년 만에 다시 증가했고, 늘어나던 이혼 건수는 16년 만에 처음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1만944건으로 2003년보다 6000건(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 건수가 증가한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혼인.이혼 통계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국민이 행정기관 및 재외공관에 신고한 혼인(재혼 이상 포함)과 이혼 건수를 종합 분석한 것이다.

*** 9쌍 중 1쌍 국제결혼… 한국 + 중국 혼인 급증

지난해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가 3만5447건으로 1년 전보다 9700여 건(38.2%)이나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가 늘어난 것도 국제결혼의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신랑과 신부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외국인 신랑 중 36.7%, 외국인 신부의 72.4%가 중국인이었다. 통계청 정창신 인구분석과장은 "2003년 7월 중국과의 국제결혼 간소화 조치에 따라 한국인과 중국인의 결혼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위장 결혼 등 부작용을 우려해 중국인과 결혼할 때는 다른 나라와 달리 많은 신고 서류를 요구했었다.

*** 8년 만에 혼인은 늘고… 재혼 비율 계속 증가

지난해 혼인 중 배우자 한쪽이 재혼이거나 배우자 모두 재혼한 경우는 7만5600건으로 1년 전보다 8000여 건이 늘었다. 전체 결혼 중 재혼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3년 22.2%에서 지난해 24.3%로 증가했다. 반면 초혼 비율은 75%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줄었다. 재혼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결혼 중 남자의 재혼 비율은 18.2%인 반면 여자는 20.4%로 더 높았다. 결혼하는 여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재혼인 것이다.

결혼 연령은 초혼과 재혼 모두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상이나 동갑의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도 늘고 있다.

*** 16년 만에 이혼은 줄어… 전년보다 16.6% 감소

지난해 이혼 건수는 13만9365건으로 2003년보다 16.6% 감소했다. 이혼 건수는 88년 0.6% 감소한 이후 매년 늘어 왔다. 정 과장은 "그동안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하던 사회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이혼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배우자가 있는 사람 1000명당 이혼 건수는 5.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0쌍(200명)당 1.16쌍이 이혼했다는 의미다.

이 통계는 올해 처음 발표된 것으로 영국의 6.7건(2002년)보다 낮지만 캐나다의 5.1건(2000년)보다는 높았다. 다만 20년 이상 살다가 이혼하는 부부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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