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관계, 전례 없는 최고 수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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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호 01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푸틴은 국가주석 취임 후 러시아를 첫 번째 방문국으로 택한 시 주석에게 사의를 표했다. 시 주석은 24일까지 사흘간 러시아를 방문한다. [AP=뉴시스]

중·러 관계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선언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비롯해 경제·통상, 문화·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진핑·푸틴 회담 …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합의”

교역 확대와 관련해 양국 정상은 현재 연간 800억 달러인 교역 규모를 2015년까지 10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주권과 영토 문제와 관련한 상호 입장을 지지하고 세계 문명의 다양성과 국가적 발전 방식의 특수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둘러싼 러·일 갈등에서 상호 입장을 지지하고 공조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이타르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양국 관계가 새롭고 정당한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러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가주석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택한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관계 구축에 기울이는 관심을 잘 보여 주는 것이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새롭고 강력한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도 “오늘날 중·러 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를 맞고 있으며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 이란 핵문제, 시리아 내전 등에서 공조·협력을 강화하기로 거듭 확인했다. 두 정상은 일주일 뒤인 25~27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제5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회담 직후 양국의 정부 관계자 및 국영기업 대표들은 크렘린 궁전에서 일련의 협력 문서들에 서명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중국 공급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러는 그동안 가스 공급 원칙에 합의하고도 가스 가격에서 큰 이견을 보여 왔다.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동부 노선 가스관을 건설해 2018년부터 30년간 매년 38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2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을 했다. 또 국제관계대학에서 러시아 학생들에게 “중·러는 반드시 또 늘 우호적인 관계와 신뢰의 파트너가 돼야 하며 양국 협력은 국제질서의 균형추”라는 내용으로 강의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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