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사진…" 인권운동가 고은태, 20대女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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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표적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낸 인권운동가 고은태(50·사진) 중부대 건축디자인학과 교수가 모바일 메신저로 여성을 성희롱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여성이 21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고은태 이야기 좀 해볼까요”라며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자신을 20대라고 밝힌 이 여성은 트위터에서 “고 교수가 (카카오톡을 통해) 변태 성관계를 맺자고 제안하거나 특정 부위를 벗은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권에 관심이 있어서 고은태에게 다가갔지만 고씨는 처음부터 나에게 성희롱 가깝게 다가왔다”며 “고은태씨, 유부남이시죠. 저만 한 자식 있으시죠. 저한테 그러셔도 되나요? 인권이란 말, 당신 입에서 나오는 거 역겨워요”라고 밝혔다.

21일 새벽 한 여성이 고은태 중부대 교수가 카카오톡을 통해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밝히며 올린 트위터 글의 일부. [트위터 화면 캡처]

 글이 올라오자 고 교수는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대화가 있었다”며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대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부도덕한 성적 대화가 있었으며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성희롱 사실을 시인했다. 고 교수는 이어 “변명하자면 당시 상대방도 그런 대화에 동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부도덕한 처신에 대해 반성하겠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이날 오전부터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학과 수업도 휴강한 채 연락을 끊은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제앰네스티 측은 고 교수를 절차에 따라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장을 지낸 고 교수는 2009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앰네스티 국제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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