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쪽지] 김상봉 교수의 '나르시스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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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雪上加霜) 이 아니라 설상설상(雪上雪上) 이구먼?"

'행복한 책읽기'팀의 동료 한명이 비명을 질렀던 한 주였습니다. 보통 때보다 갑절 이상 신간이 몰리고, 썩 괜찮은 책들은 그 이상이었으나 행복 팀의 선택은 김상봉 교수의 철학에세이 『나르시스의 꿈』쪽입니다.

우리 사회가 옹호해야 할 가치를 담고 있는 읽을거리라는 판단 때문이죠.

내용도 어려울 게 없습니다. 변산공동체의 농사꾼 윤구병(전 충북대교수) 씨의 말을 예로 들어볼까요□ 벌써 수년 전 그가 토종닭과 토종 돼지, 그리고 볍씨를 구하러 물어물어 오지와 먼 섬, 결국은 옌볜까지를 찾아나섰다고 합니다.

호고(好古) 취미나 쇼비니즘 때문이 아닙니다. 병든 땅, 오염된 종자의 홍수 속에서 생물학적 종(種) 의 다양성이 농사짓기에 너무나 절실해서였답니다.

그렇습니다. 병든 땅, 오염된 종자란 우리 문화와 정신 상황에 대한 은유(隱喩) 인지도 모릅니다. 마침 '책이 있는 토크쇼'로 다룬 서울대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의 진리체계』 역시 크게 보아 닮은꼴이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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