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보다 인성교육 … 독일선 법에 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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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부모·교사 모두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7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사·학부모 2만65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부모·교사의 97%가 각각 “인성이 앞으로 사회생활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학교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까. 같은 조사에서 학부모의 64.2%가 “학교의 인성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일선 교사들의 경우 “불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68.1%에 달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 대표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느끼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교과서·지식을 가르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공공예절을 익히고 사회봉사를 실천하도록 가르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여타 선진국들은 저학년일수록 학교에서 아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예절 같은 기본적 인성을 가르치는 데 집중한다. 독일 초등학교는 1~2학년 때 덧셈·뺄셈과 같은 기초만 가르치고 객관식 시험을 보지 않는 등 과도한 학습을 시키지 않는다. 대신 토론과 역할극, 신문 활용 교육(NIE) 등 체험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기른다. 바덴뷔르템베르크 등 일부 주(州)는 학교 교육의 가장 큰 목표를 인성교육에 두도록 주 교육법에 명시해 놨다.

 프랑스의 인성교육은 체험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는 게 핵심이다. 학생들은 연극과 음악·미술·스포츠 등 여럿이 어울려 활동하면서 협동심을 배운다. 대다수 학교는 학기말에 교과 담당 교사·담임·교감·교장 등 10여 명이 모여 학생 개개인에 대한 종합평가를 한다.

학업능력뿐 아니라 학교생활 등 인성 전반에 대해 살피고 다음 학기 개별 학생에 걸맞은 생활지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일본 아키타현에선 유치원과 초·중등 학생들의 연계수업을 통해 사회성과 배려심을 키운다. 수업 과정에서 고학년들은 저학년 동생들을 돌보며 책임감을 기르고 저학년들은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며 예절과 질서를 배운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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