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클리스터스 4강, 단짝 에넹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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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우정도 잠시 코트 밖으로 밀려났다.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의 두 여자 테니스 영웅 킴 클리스터스(19.세계랭킹 5위)와 쥐스틴 에넹(20.8위)은 어느새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에 몰입해 있었다. 소녀시절부터 동문수학했던 클리스터스와 에넹은 2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에서 숙명의 대결을 벌였다.

네덜란드어권 출신의 클리스터스와 프랑스어권의 에넹은 지난해 말 여자테니스 국가 대항전인 페드컵에서 벨기에를 사상 첫 정상에 올려놓으며 벨기에 국민통합의 상징이었으나 이날은 개인적 영예를 놓고 맞섰다. 결과는 정확성에서 앞선 클리스터스가 74분 만에 2-0(6-2,6-3)의 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클리스터스의 포핸드와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는 바늘로 찌르듯 날카롭고 정교했다. 게다가 클리스터스에게 쏟아지는 응원은 홈그라운드를 방불케 했다. 호주팬들은 남자 세계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의 애인인 클리스터스를 마치 새 며느리를 맞는 시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대했다. 클리스터스는 준결승에서 제니퍼 캐프리어티(미국.1위)와 맞붙는다.

남자단식 8강에서는 마라트 사핀(러시아)이 웨인 페레이라(남아공)에게 기권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한편 여자 주니어부에 출전한 홍다정(중앙여고)은 1회전에서 지셀라 둘코(아르헨티나)에게 0-2(2-6,2-6)로 져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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