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킹 피해 주장?…"자작극 가능성 높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최근 발생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의 접속 장애의 원인이 해킹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고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북한이 해킹당한 사이트를 장시간 방치했다는 점에서 ‘자작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15일 데일리NK가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가 13일 오전부터 14일까지 접속이 되지 않아 해킹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접속 장애 현상은) 적대세력의 비열한 행위”라며 “우리 공화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터네트봉사기(인터넷서버)들에 대한 집중적이고 집요한 비루스(바이러스) 공격이 연일 감행되고 있다”는 논평을 실었다.

이어 “이런 사이버공격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들이 발광적으로 감행하고 있는 ‘키 리졸브’ 합동군사연습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반공화국 압살책동의 일환인 적들의 사이버공격이 극히 무모하고 엄중한 단계에 이른 데 대해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이버 공격이 한국에서 진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누가 어떤 의도로 했는지 어디에서 감행됐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이 전체 운영하는 130여 개 사이트 중 국내에서 운영하는 것은 8개에 불과하고 최고의 해커 부대를 운용하고 있는 북한이 이틀 동안 사이트를 놔둔 점을 볼 때 자작극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 선임연구원은 이어 “북한에 의한 외부 해킹은 엄청난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외부에서 북한에 가하는 해킹은 실익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북한이 핵실험에 따른 제재를 벗어나기 위한 통로로 ‘적들이 사이버 테러까지 감행해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논리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1년 중국에 서버를 둔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해킹이 가해져 김정일 부자를 조롱하는 그림과 글이 실렸다가 삭제됐고, 2012년엔 김정은이 피눈물을 흘리는 사진이 홈페이지를 가득 메운 바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