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한국, 수적 열세 속에 미국에 패배.

중앙일보

입력

한국대표팀에 또다시 ‘퇴장’ 악령이 되살아 났다.

한국은 98프랑스 월드컵, 2000 시드니 올림픽 등 큰 국제경기에 이어 골드컵에서도 퇴장이 나와 당장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특히 오프사이드 전술에서도 많은 허점을 드러내 보안이 시급했다.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보울구장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 축구대회 B조 미국과의 경기에서 최진철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체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미국에 2-1로 패했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히딩크호의 A매치 성적표 9승4무6패.

1패를 안은 대표팀은 24일 쿠바전에서 승리해야 8강에 오를 수 있지만 조 2위가 예상됨에 따라 A조 1위가 예상되는 멕시코와 대결할 공산이 커졌다.

한국은 황선홍이 부상으로 미국은 유럽에서 활약중인 골잡이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NAC 브래다)와 조 맥 스무어(잉글랜드.에버튼) 등이 빠졌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에 이천수를, 최전방에는 최용수와 차두리를 기용해 역삼각형 공격편대를 짜고 이을용-김남일-송종국-박지성으로 연결되는 힘있는 미드필드진이 공수를 조율했다. 또 수비에는 유상철을 중앙에 투입해 왼쪽 김태영, 오른쪽 최진철을 리드하며 1자수비로 상대공격에 대응토록 했다.

반면 미국은 랜던 도노반과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대표팀에게 기회는 9분만에 찾아왔다. 미국 문전 앞에서 차두리가 최용수에게 헤딩으로 떨궈주자 최용수가 치고 들어가다 상대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은 것. 그러나 키커로 나선 유상철(가시와 레이솔)이 골키퍼 정면으로 가는 평범한 슈팅을 날려 기회를 무산시켰다. 한국으로선 뼈아픈 순간이었다.

미국의 반격은 곧바로 골로 이어졌다. 34분 21살의 신예 랜던 도노반이 민첩한 행동으로 한국의 ‘一자 수비’를 뚫은 후 전진한 이운재를 보고 키를 살짝 넘겨 한국의 골 네트를 먼저 흔들었다.

4분 뒤 한국은 송종국이 미국 팀 문전 30여m 앞에서 툭툭 치고 나가며 곧장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궤적을 그리며 미국 골 포스트 상단에 꽂혔다.

후반 들어 한국은 10분께 미국의 기습적인 전진패스에 일자수비가 무너지면서 최진철이 상대공격수 도노반을 손으로 잡고 넘어져 퇴장 당해 수적열세에 놓였다.

간헐적인 미국의 위협을 잘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말미가 되면서 선수들이 체력 저하를 드러내자 송종국을 후방으로 내리고 차두리,이천수,이을용을 현영민,김상식, 이영표로 바꾸며 수비를 강화했다.

미국의 공격은 A매치만 140회 이상 출전한 ‘노장’ 코비 존스가 교체 멤버로 들어오면서 활로를 띄기 시작했고 종료 1분전 교체멤버 커닝햄이 중앙에서 왼쪽으로 밀어준 볼을 19세 공격수 비슬리가 왼발 중거리 슈팅, 한국팀의 골 네트를 갈랐다.

주심은 한국의 두 번째 실점이 나온 후 기다렸다는 듯 휘슬을 불어 마지막 공격의 기회 조차 잡지 못하게 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은 24일 쿠바와 예선 마지막경기를 갖는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