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나이츠 임재현 '뒤집기 쇼'

중앙일보

입력

비장한 각오로 시즌을 맞은 두 사나이. 프로농구 SK 나이츠의 서장훈과 KCC 이지스의 재키 존스에게는 이겨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서장훈은 '농구천재' 허재가 그랬듯 자신의 힘으로 팀을 우승시켜 2000년대 초반을 '골리앗의 시대'로 확정짓고 싶다. 예민한 감정을 억누르며 어떻게든 동료들과 함께 정상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결연해 보인다.

존스. 현대 걸리버스(현재 이지스)를 1998~99시즌 우승으로 이끌고도 퇴출돼 눈물을 뿌렸다.

다음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나이츠 유니폼을 입고 걸리버스를 눌러 통쾌하게 복수했다. 이번엔 다시 이지스의 부름을 받아 한국에서의 세번째 우승을 노린다.

서장훈과 존스가 맞붙으면 불꽃이 튄다. 17일 잠실에서 벌어진 올시즌 네번째 대결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사나이는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냈다. 다만 승운이 따른 나이츠가 79-73으로 승리했을 뿐. 서장훈이 16득점, 존스는 19득점했다.

이로써 나이츠는 5연승을 구가하며 23승10패로 동양 오리온스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서장훈은 이지스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볼을 원했다. 전반 20분을 모두 뛰고 팀내 최다인 10차례 슈팅, 여기에다 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3쿼터 들어 피로가 서장훈을 사로잡자 나이츠 선수 모두가 집중력을 잃었다.

존스도 조심스러웠다. 2쿼터 3분까지 겨우 2득점. 이지스 신선우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오며 슛을 던지라고 사정했을 만큼 팀플레이에 집착했다. 존스가 포문을 열면서 이지스의 공격에 불이 붙었다.

3쿼터 7분까지 이지스가 60-49로 리드. 그러나 나이츠는 4쿼터 강한 수비로 이지스의 공격을 틀어막는데 성공했고 임재현(18득점)의 슛이 폭발했다.

이지스는 종료 2분30초 전 65-65 동점에서 임재현의 3점슛을 맞고 전세가 기울었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한편 원주에서는 SBS 스타즈가 삼보 엑써스를 90-78로 꺾었다. 스타즈는 18승15패, 엑써스는 10승23패. 스타즈는 전반 3점슛 성공률 50%가 넘는 슛세례로 경기흐름을 장악, 쉽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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