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복합리조트 한 곳 지으면 1만2000명 일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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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글로벌 리조트기업 MGM그룹의 마이클 도밍게즈 수석부사장(왼쪽)과 에드 바워즈 부사장이 친환경 복합리조트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 대학생들의 정열과 영어 실력, 일하고자 하는 의욕에 정말 놀랐다.”

 세계 최대 리조트회사 중 하나인 MGM그룹의 마이클 도밍게즈(44) 수석부사장과 에드 바워즈(48)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도밍게즈 수석부사장은 MGM리조트의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 전반, 바워즈 부사장은 세계 각국 신규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과 7일 이화여대와 경희대 관광·경영학과 재학생들과의 MICE 산업 심포지엄을 하고 국내 투자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MGM 같은 글로벌업체가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열면 한 곳당 직접 고용효과만 최소 1만2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학생들의 가장 큰 애로는 관광·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연봉과 수준이 받쳐 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며 “대학생들도 글로벌업체의 투자를 열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혹시 투자를 할 경우 고용해야 할 1만2000여 명의 인력 품질에 대한 걱정도 했지만 한국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런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덧붙였다.

 도밍게즈 수석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가장 취약한 부분이 한류 공연을 대규모로 열 수만 석 규모의 공연장, MICE 산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부가서비스산업”이라며 “이를 글로벌업체 유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대형 콘서트홀, 컨벤션센터, 대규모 미팅룸, 호텔, 쇼핑시설이 집적된 복합리조트라는 ‘하드웨어’적인 시설이 갖춰질 경우 대형 복합행사 진행, 오디오비주얼 관련 산업, 목적지운영회사(DMC) 같은 ‘소프트웨어’산업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서비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긍정적 선순환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바워즈 부사장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대형 복합리조트 허가가 난다면 MGM은 한 곳당 최소 40억 달러(약 4조37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규모의 경제가 안 돼 5억 달러(약 5400억원) 미만의 투자만으로 충분하다”며 “그 정도 규모로는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미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시설이 함께 생기는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지으려면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가 선결 과제라는 얘기다.

 바워즈 부사장은 “예상되는 부작용은 정부의 강한 규제로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가 강할수록 우리에게 더 유리하고 편하다”며 “형편이 안 되는 사람이 와서 게임을 하면 우리도 손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는 카지노 출입에 100싱가포르 달러(약 8만8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를 10만원 정도로 올리고 ▶정부 보조금 지원자 ▶신용불량자 ▶중독치료 경험자 ▶가족 등이 출입을 금지시켜 달라는 자 등을 통제하는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면 도박 중독자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글로벌 리조트업계의 복안이다. 한해 200만 명이 출입한다고 계산하면 한국 정부가 한 해 2000억원의 입장료를 세수로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도밍게즈 수석부사장은 “MICE 산업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시장이 아시아”라며 “경제 발전으로 기업 덩치가 급속히 글로벌 수준으로 커지고 있어 전 세계 부문별 직원들을 모아 소통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만·일본이 MICE 산업 활성화와 경제 부흥을 위해 카지노 허가를 통한 복합리조트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한국에 복합리조트를 만들 경우 MGM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2009년 완공한 ‘시티센터’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티센터는 건축·조형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친환경 첨단 복합단지로 총 85억 달러가 투자됐다. 기존 비슷한 규모에 비해 에너지 소모를 30% 줄여 한 해 8800가구가 쓰는 에너지를 아꼈다.

글=최지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 MGM그룹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리조트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6.7% 늘어난 약 92억 달러(약 10조원)였다. GM그랜드·미라주·맨덜레이·룩소르리조트 등이 대표 브랜드로, 라스베이거스뿐 아니라 마카오·중국 싼야·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두바이 등에서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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