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빙 '천공' 프로젝트 ⅔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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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후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남극의 대륙빙을 3㎞ 이상뚫어 기반암(基盤巖)에 도달하기 위한 빙하 천공(穿孔) 사업이 3분의2 정도 달성됐다고 유럽 과학자들이 15일 밝혔다.

영국남극연구소(BAS)는 이날 `유럽의 남극빙하천공사업(EPICA)' 소속 회원인 22명의 과학자들이 남극 동부의 고원지대에 있는 `돔 콘코르디아'에서 2천2m 지점까지 구멍을 뚫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빙하에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다른 화학물 등을 분석함으로써 수천년 동안의 강설 유형과 빙하 구조를 파악해 자연적인 기후변화와 인위적인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앨리슨 조지 BAS 대변인은 "과학자들이 영하 20℃에 달하는 혹한속에서 작업을벌이고 있다"며 "1월말 까지 천공 작업을 일단 마무리하고 구멍을 막을 것"이라고말했다.

조지 대변인은 또 "천공 작업은 내년 여름에 재개된뒤 종료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3.3㎞ 까지 빙하를 뚫고 내려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극 대륙빙에 구멍을 뚫고 내려간 최고 기록은 과학자들이 지난해 빙하밑의 담수호인 `보스토크 호수'에 도달했을 당시인 4㎞이다. 과학자들은 보스토크 호수에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미생물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BAS측은 이와 관련, "기반암에 도달하기 위해 두꺼운 대륙빙을 뚫고 내려가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BAS측은 이어 대륙빙 밑의 2천2m 지점은 17만년 전에 형성됐으며 당시는 지금보다 10℃ 정도 기온이 낮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에릭 울프 BAS 수석 과학자는 "남극 대륙빙은 지구 기후의 역사책과 같다"며 "과거의 기후에 대한 정보가 빙하에 담겨져 있고 이를 분석하면 미래의 기후 변화를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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