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황선홍 '34세의 꿈'

중앙일보

입력

14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이 이번 북중미 골드컵에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황선홍은 건국대에 재학 중이던 1988년 11월 아시아컵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12월 6일 일본과의 예선전. 황선홍은 자신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데뷔전이던 이 경기에서 교체멤버로 투입돼 첫 골을 터뜨렸다. 이후 강산이 한번 반이나 변할 만큼 오랜 세월이 흘렀다.

선수로서는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월드컵을 맞게 될 그가 잡으려는 첫번째 토끼는 대표팀의 주전 자리를 굳히는 것이다.

황선홍은 지난달 9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골문 앞에 서서 공이 오기만 기다리던 그 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무리한 슈팅보다는 한 박자 빠른 원터치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내주며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용수(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의 도전이 매섭지만, 그간 세 차례의 월드컵을 거쳐온 그의 경험이 '젊은 피' 위주로 짜여진 대표팀에 꼭 필요하다. 히딩크 감독 역시 그간 홍명보가 맡았던 팀의 구심점 역할을 황선홍에게 기대하고 있다.

두번째 토끼는 센추리클럽 가입(A매치 1백회 출전)과 개인통산 A매치 50골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는 현재 92차례의 A매치에서 47골을 기록 중이다. 이번 북중미 골드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면 황선홍은 다섯 차례의 A매치를 추가할 수 있고 온두라스(추진 중).우루과이 평가전까지 더하면 다음달 중반까지 A매치 99회 출장을 기록한다. 이 일곱 경기에서 세 골만 넣으면 50골 고지에 도달한다.

미국 전지훈련 사흘째를 맞은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훈련장인 샌디에이고 인근 힉맨필드에서 세 팀으로 나누어 모의 경기를 치르면서 히딩크 감독이 요구하는 공격적인 플레이와 빠른 볼처리에 초점을 맞춰 두 시간 가량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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