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서에 사진 No 어학연수 기입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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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Q : 증명사진이 없어도 되나?

A : 얼굴은 첫인상을 좌우한다. 자칫 인재 선발 과정에 선입견이 개입할 수 있어 얼굴사진을 보지 않기로 했다.

Q : 외부 교육도 안 본다는데?

A : 사설학원 수강, 어학 연수 등이 과도한 ‘스펙’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학 교육에 얼마나 집중했느냐를 폭넓게 심사할 것이다.

 이달 11일까지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지원서를 받는 현대자동차가 입사 지원자가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항목을 대폭 줄였다.

기존 28개 항목에서 사진과 고교 전공, 제2외국어 구사 능력, 부모 주소 등 8개를 뺀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2외국어는 참고사항이었지만 입사 지원자에게 ‘압박’으로 인식되고, 부모 주소는 (합격했을 때) 꽃다발을 보내기 위해 쓰도록 한 것인데 혹시라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빼기로 했다”며 “끼와 열정·창의성 있는 인재 선발에 초점을 맞춰 지원서 양식을 손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학력과 토익·인턴경력 항목 등은 계속 유지한다.

 현대차는 또 저소득층 지원자를 우대하는 제도를 처음 마련했다. 국가장학생 중 기초생활수급대상자를 별도로 심사해 전형 과정에서 우대한다. 회사 측은 “외국 경험 등 스펙을 쌓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이들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서 접수는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recruit.hyundai.com)를 통해 진행된다. 4년제 정규 대학 졸업자 및 올해 8월 졸업 예정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채용은 ▶전략지원 ▶개발 ▶플랜트 3개 부문이며, 전형은 서류심사 후 ▶인·적성 ▶면접 ▶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채용하는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은 1000명 이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현대차는 고졸 생산직을 포함해 총 770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8~9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대졸 공채 취업설명회를 연다. 9일을 ‘지방 인재의 날’로 정하고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장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제공한다.

지방대 출신 현대차 직원을 상담원으로 배치한다. 취업준비생인 김모(25·부경대 기계공학부)씨는 “취업 시장에서 수도권에 비해 정보력이 떨어지는 지방대생을 지원하기 위한 대기업의 배려가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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