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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플레이 버리고 스포츠정신으로 뭉쳐야

중앙일보

입력

한국 스포츠계의 한 해도 저문다.

심판 판정을 둘러싼 잡음과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갈등 등으로 어수선한 한 해였다.

내년에는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외국 손님들이 한국을 찾는다. 세계의 축제인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고 부산 아시안게임도 벌어진다. 한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로다.

묵은 해와 함께 스포츠계의 묵은 숙제도 함께 다 날려버려야 한다. 그래서 깨끗한 마음으로 희망의 2002년을 맞이하자.

◇ 편파 판정은 이제 그만

정확한 판정은 스포츠의 기본이다. 기초가 부실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판정 시비야 항상 있어왔지만 올해는 도가 지나쳤다. 프로축구에서는 서포터스 난동도 있었고 태권도에서는 경기장 점거 농성으로까지 이어졌다.

심판 판정의 문제는 두가지다. 미숙한 판정과 편파 판정이다. 미숙함이야 훈련하고 공부하고 경험이 쌓이면 고쳐질 문제다.

그러나 편파 판정에는 개인 친분과 학연, 그리고 금전적인 보상이 연결돼 있다. 미숙한 판정은 봐줄 수 있지만 편파 판정은 봐줄 수 없다.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더티 플레이이기 때문이다. 내년을 '편파 판정이 사라진 원년'으로 만들자.

◇ 이인삼각 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손님을 초청해 놓고 주인이 싸울 수는 없다.

정몽준.이연택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불화와 갈등은 월드컵 개최국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아옹다옹하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한쪽 발을 서로 묶은 경주자처럼 "하나, 둘"소리맞춰 달려가야 한다.

월드컵을 정치판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모두가 감시자가 되자.

◇ 독불장군은 안돼

협회는 회장의 사유물이 아니다. 선수들이, 지도자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제도를 마련해 주는 곳이다. 올 한해 동안 신문 지면을 더럽혔던 사고 단체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르는 회장들,그리고 그 옆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실세들' 모두 회개해야 한다. 내년에는 스포츠맨십이 살아 움직이는 스포츠 단체들을 보고 싶다.

◇ 공짜 손님이 뭐야?

한국 스포츠계에서 '공짜=권력'이다.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면 수치로 여겨지는 게 아직도 일반화해 있다. 입구에서 "나야 나"하고 그냥 들어가야 기분이 좋다.월드컵 입장권도 공짜로 달라고□ 어림 없는 일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아예 모든 스포츠에서 '공짜 손님'을 추방해야만 한다.

그래서 월드컵의 해인 2002년을 '클린' 스포츠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 굿모닝 월드컵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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