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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문제·역경사양성 「난관」넘어 또「난관」|곤경속의 역경사업|다음 필진 없는 50년계속 사업|재정해야할 술어만 3천|이미 발간된6권도 일반은 이해하기 어려워|낱맡문제…광범 한 토의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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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불교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은 불교계뿐아니라 학계의 요청까지겸하여 추진되고있으나, 실제 용어·역경사등의 난문제에 부딪쳐 역경실무측은 부심하고 있다.
동대부설동국역경원이64년에 발족한이래 발간한역경예는 6권. 대강경의일부인 「장아함경」「중아함경」구1·기2「불본행집경」기1 ·기2및 「고엄경」등이 나왔고 연내로 3권을 더내놓을예정이다.
그러나 번역된 불서에대해『영 모르겠다』는것이 일반의 평판. 누구나쉽게 읽을수 있고, 보아이해할수 있도록 하기위한 역경의 취지에 장치된 결과다.
그래서 역경원은 뒤늦게 불교계와 국어학계 인사 15명으로 역경용어심의회를 구성하고 지난8월중순 해인사서 첫모임을 가졌다. 토의 채택한용어는 도량 (도장) 덧없음 (무상) 허깨비 (환화) 헛보기 (가관) 등 2백50단어. 기본적인 특수 술어만도 앞으로 3천단어를 더제정해야된다고 한다.
역경용어는 종단과 국어학계의 몇몇사람으로 제경될 성길의 것이 아니다. 철학계·종교계등 인문과학 전반이 관여하여신중한 토의가 있어야겠다고 심의회위원들은 말하고 있으며강인의 국역본에 이미 썼던 낱말을 살리는 문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의한다.
역경 사업상 보다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는 역경사의양성. 현재 집필하고있는 역경위원은 이운허 이종철 이월운 김삼도 장룡서 (이상승려) 김달진(시인) 홍영식 이기영 한철수 (이상교수) 씨등 9명인데 대부분이 50∼60대의 연로층이라서 ①시대감각이 없는 구투의문장이고 ②50년간 계속할사업으로서다음필진의 대비가없다.
그래서 역경원은 명년부터 젊은 세대에서 역경사를 양성할것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①현대어에 능하고 문장력이있는자 ②불교에대해 어느청도 소양이 있는자 ③한문에 독해력이 있는자 이런 주문에 응할만한젊은이가 얼마나있을까 의문이다.
지금 국역위원들이 번역해 내는 양은 1년에1책. 즉 연 4천5백매(2백자원고지) 정도이므로 하루 10장 이장 써야한다는 계산이다. 전국승려의 30%쯤이 한문을이해하는 실정이라서 승려만으로 역경사를 양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역경원은 말한다.
뿐더러 역경원의 미미한 예산은 용어 심의회와 역경사양성을 얼마나 가능케할지 의문이라고이운허역경원장은 말한다. 이제까지6권의책을 낸것도 정부보조1천3백만원에 의한 것이다. 당초에 종단이모든 비용을 맡기로했지만 겨우고료일부와 경상비만을부담하는 실정이다.
역경사업은 인도서 제작된경전인 대장경139권에 이어중국및 우리나라 승려가 지은 책110권등 모두2백50권을 번역, 집대성할 계획. 국내의 원효·의상·경흥과같은 고승이 지은책 중에는 유일본이 적잖아 역경사업외에 이의 영인출판도 서둘러야 한다고 운허스님은 말한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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