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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일본 가정식이 흐름 … 담백한 맛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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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日食)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정지원 셰프는 “과거에는 스시(壽司·すし)나 가이세키(?石 ·かいせき·일본식 고급 코스 요리)처럼 비싸고 화려한 일식을 주로 찾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가정식은 말 그대로 일본 가정의 식탁에 일상적으로 오르는 요리를 뜻한다. 『구츠구츠 일본 가정식』의 저자 백성진(32·일본 거주)씨는 “일본 가정에서는 보통 일즙삼채(一汁三菜), 즉 국물 요리 하나와 세 가지 찬이 상에 오른다”며 “우리의 김치와 같은 절임을 비롯해 구이·조림·무침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요즘 일식 트렌드

 국내에서 일본 가정식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무렵이다. 2011년 여름을 기점으로 일본 가정식 레시피를 담은 서적이 책방에 쏟아졌다. 일본 가정식 요리 전문점도 속속 문을 열었다. ‘심야식당’이나 ‘카모메식당’ 같은 일본 드라마·영화가 일본 가정식 식당 붐에 일조했다. 일본에 건너간 한류 스타들이 즐겨 먹는 일본 요리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2011년 봄,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가정식의 인기가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이 다시 담백한 맛의 일본 가정식을 찾기 시작했다. 정 셰프는 “그동안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는 이유만으로는 일본 가정식의 인기를 설명하지 못한다”며 “특유의 담백한 맛이 일본 가정식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힐링 바람을 타고 국내에서 사찰음식처럼 담백한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백씨는 “일본에서는 조미료 사용을 자제하고 미림(조리술)이나 간장·미소된장·다시 정도만 이용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며 “담백한 맛을 찾는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 밥상과 닮은 모습도 장점이다. 눈에도 익숙하고 우리네 집밥처럼 속도 편안하다. 조리법도 간단해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 정 셰프는 “요리를 배우려는 주부는 만들기 쉬운 요리를 선호한다”며 “일본 가정식은 종류가 다양하면서 만들기는 쉬워 늘 인기”라고 설명했다. 백씨도 “잠시 한국에 나갔을 때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오야코동(親子?·おやこどんぶり·닭고기 계란 덮밥)을 강의한 적이 있다”며 “재료가 단순하고 만드는 방법이 간단한 것에 비해 맛은 뛰어나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송정 기자

정지원 셰프(40)는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요리에 꽂혀 1990년대 중반부터 푸드 스타일링 등 요리 관련 경력을 쌓았다. 2011년 저녁에만 문을 여는 심야식당 ?이꼬이?를 열었다. 정 셰프가 평소 다니는 일식집 가운데 가장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곳 8개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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