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토어, 애플 스토어 특허 피할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구글이 올해 말 애플 스토어와 비슷한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구글이 실제 매장을 여느냐’ 여부와 함께 ‘지적재산권 분쟁을 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이 취득한 애플 스토어 디자인 특허가 구글 스토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외신들은 구글 오프라인 매장을 가칭 ‘구글 스토어’라고 부르고 있다. 경쟁사들의 오프라인 매장 ‘애플 스토어’, ‘MS 스토어’와 유사한 별명을 만들어 붙인 것이다. 구글 스토어에서는 넥서스 스마트폰·태블릿과 앞으로 출시될 증강현실(AR) 구현 단말기 ‘구글 글라스’ 등 구글의 하드웨어 상품이 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스토어 개설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엄청난 수익을 거둔 애플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애플 스토어 매장당 평균 연간 매출은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미국 내 25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140여 개 해외 매장을 가지고 있다. 구글도 애플과 유사한 소매점 개설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매출 신장 효과를 보려 한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09년부터 MS 스토어라는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미국 주요도시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의 소매점 개설에는 걸림돌이 있다. 구글이 벤치마킹한 애플 스토어의 디자인이다. 애플은 지난달 22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서 애플 스토어 매장 디자인과 내부 구성에 대한 지적재산권 특허를 획득했다. 이 특허에는 ▶유리로 된 매장 외관 ▶내부 조명 ▶나무 재질의 제품 진열대 등 애플 스토어 디자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애플 스토어만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니어스 바’에 대한 개념도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이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 요소를 찾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IT전문매체 씨넷은 “구글이 우수한 자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것만큼, 독특하고 드라마틱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요소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구글이 이미 일부 대형쇼핑몰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크롬북 판매매장 ‘크롬존(Chrome Zone)’이 꼽힌다. 애플 스토어의 절제된 디자인과는 달리 크롬존은 구글 특유의 총천연색 색상을 콘셉트로 잡고 있어, 구글 스토어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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