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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은 원음에 가깝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해방전의 5천∼6천 낱말을 가지고 쓰던외국어는, 20년고비를 넘는 사이에 어언 2만∼2만5천의 갯수를 헤아릴만한 시대에왔다. 과학신어(신어)나 새로운 화학적물질 (화학적물질) 이름따위야 의국어 그대로 쓰는편이 얼마나 편리한가의 시대에서, 이미그동안 「레크리에이션」을 써보다, 「레저」로 해보다, 요즘엔 「프랑스」어의 「바캉스」「붐」을타고외국어우리말표기문제에관심갖는모든사람의 제나름의 표기주장도 시끄럽게 일어나고있다.
해방후 몇차례의 표기모순사 (모순사) 에 있어주로 과거의 문교부가 내놓은 편수자료의 책임은 아마도 「표기문제」를 미해결의 숲으로끌고 가는데 있어 컸다. 국정교과서 앞의 어린이들이 「달리아」와 또한가지 「다알리아」의 내용을공부하기보다는 교과서의난맥상을지적해 낸다. 그래도 아버지들은 꿈쩍도않는다. 아버지들은「로스앤젤레스」(발음기호로다섯까지가되는데서도 혼란이 일어나지만) 에있어열두가지 표기룰 쓰고있는것이니까.
대체로 외국어표기의 혼란을 막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란 원음에가깝게 표기해 줄수 있는최대가능성과 표기통일과 서로 저촉되지않는 최대공약수적인것의 편리한결합으로 그 원칙이 정해진 하나의 「차트」다. 오늘날 아쉬운건 바로 대중들 누구나가 이를테면「페인트」상이 간판에 옮길경우, 영화「프로」를「피아르」하는사람이, 그리고십대가 「파티」 사연을 「타이프」 칠때라도 다 포함해서 쉽게 자기것으로활용할수 있는 간단하고, 편리하고, 이해하기 쉬운현실에 가장 가까운 원칙표의작성이다. 이것은언론기관의 이방면 통일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든지, 특별한 위원회같은것을 연구기관이름아래 두어서 신문·통신·방송·「텔리비젼」등 「매스·미디어」 자체가 하나의 소리, 하나의 표기로 통일·제정해서 써나가게만 된다하더라도 하나의 「전진」이라 부르리라.
그뒤에 대중이 차차 따라오고, 간판이따라오고, 광고가 따라오고, 그리고끝내는 국정교과서와 똑갈은 표기를 갖고 똑갈은 원칙을 우리는소유하게될것이다.
외국어 표기 전선(전선)「데스크」에는지금 또 일본어표기문제가 끼기 시작하고 있다. 현실은 돌고 도는것인가. 아니역시 전진하고있는것인가.「니이가다」「니가다」「니이가따」(신석) 등둥-여기서도 각양각색이다. 구세대들의 일본식 발음으로말미암아 새세대의 학생을 가져오는 예외규정의 범람, 이것의 시정이있기도전에, 말하자면「컵」이란게 일본식으로「고뿌」「곳부」로 다시 또 되돌아간다면, 하는 기우가그대로 기우로 끝났으면 또 얼마나 좋을까.
『말배우다 지친 앵무새』지난날 이렇게도 누군가는 우리의 풍부한 외국어 구사를 비틀어 얘기한적도 있었다. 더구나 지금 거리에 범람하고 있는 영·독·불·일어- 이것에 대응한 다양한 표기의 혼란- 이속에서 말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이런등속의 표기능력에 풍부한 우리글을 가지고도해방21년이되는 오늘날 아직껏 하나의통일을이룩하지못한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갈것인지 모른다.<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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