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여인' 연기변신 꿈꾸는 최지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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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이 있는 인물을 연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간의 배역 가운데 실제의 제 모습과 가장 비슷한 만큼 정말 '괜찮은'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청순가련'의 대명사 최지우(26)가 올 한해 월화드라마에서 줄곧 열세를 보여왔던 KBS 2TV의 야심작 '겨울연가' (극본 김은희, 윤은경. 연출 윤석호)의 여주인공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무엇보다 지난해 말 '가을동화'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윤석호PD가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 만드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에서 촬영에 열중하고 있던 윤PD는 여주인공으로 최지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한 연기자의 기존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연출의 묘미"라는 짤막한 대답을 들려줬다.

최지우가 연기할 정유진은 고교시절의 첫사랑 강준상(배용준 분)을 교통사고로 잃고 10년이 지난 뒤, 비슷한 외모의 이민형(배용준 분)을 만나 다시 사랑을 느끼는 인물. 첫사랑을 잊지 못하면서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기는 하지만 밝고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그동안의 연기스타일 때문에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재미있다는 감정이 앞서요." 배용준과 함께 연기했던 '첫사랑'이 데뷔작인 최지우는 5년여간의 연기경력에도 아직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다고 아쉬워한다.

스스로 한가지 이미지에 갖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항상 걸린다는 것. "'거리의 여인'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욕도 하고, 폭력도 쓰는 강하고 개성있는 캐릭터요. 이제부터라도 연기패턴에 조금씩 변화를 주어야겠죠."

이 드라마의 주제인 '첫사랑'을 믿느냐고 물었더니,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는 미련을 안 두는 편"이라고 대답한 뒤, "아직 멋진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 것 같다"는 말로 갈무리했다.

최지우는 올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해 학업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지난 학기에는 학점이 기준에 못미쳐 지급받기로 한 장학금을 받지 못했단다. 촬영 전날까지 기말고사를 치렀다는 그는 이번 학기에는 꼭 장학금을 타낼거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춘천=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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