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엔지니어 되겠다’는 공대생이 3%뿐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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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우리나라 공과대학생들 가운데 장래에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비율이 전체의 3%뿐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대를 졸업한 기업인·교수·엔지니어들의 모임인 공학한림원이 작성한 ‘2012 공학기술계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공대생들이 갖고 싶은 직업 1위는 의사 및 한의사(15.8%)였고, 그 다음이 공무원과 금융인으로 각각 1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전공을 살려 공학자나 과학자, 기술자가 되겠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공대생 10명 가운데 공학과 관련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채 1명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이번 조사 결과가 우리나라 공대생 전체의 생각을 완벽하게 반영한 것이 아니고, 공대생들이 실제로 선택하는 진로가 조사 결과와 일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공대생은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해 취업할 것이다. 문제는 대다수 공대생이 공학 관련 직업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공학 관련 직업을 가진들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직업에서 창의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대생들이 엔지니어를 기피하는 이유는 엔지니어라는 직종에 대한 대우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인식과 직결된다. 이번 조사에서 대우받는 직업 1순위는 법조인(35.7%)이었고 의사·한의사(14.9%)와 고위 공무원, 정치인, 기업인 등이 뒤를 이었다. 엔지니어가 대우받는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이래서는 이공계 기피와 엔지니어 기피 현상을 바꿀 수 없다.

 이공계 인력을 적극 양성해야 할 필요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창의적이고 열성적인 엔지니어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뤄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계 전공을 택하고, 이공계를 택한 인재들이 관련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이들의 기여와 가치를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더 좋은 대우를 하는 수밖에 없다. 학계와 기업, 정부가 이공계 인재에 대한 대우 개선에 합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