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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살까? 타이어만 바꿔 그냥 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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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자영업자 변모(40)씨는 지난해 자동차 교체 여부를 놓고 몇 달 동안 고심을 거듭했다. 2005년 구입한 국산 준중형 승용차가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한 데다 세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넓은 내부 공간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정비사로부터 “타이어 접지면이 닳아서 위험하니 타이어를 갈아끼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차량 교체 가능성을 감안해 조언을 무시했다.

 그는 지난 연말 신차 구입 계획을 포기한 뒤에야 낡은 정도가 심한 타이어 두 짝을 교체했다. 변씨는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덜컥 새 차를 구입하는 건 과소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존 차량을 조금 손봐서 몇 년 더 타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경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타이어 판매량 통계에서도 감지됐다. 13일 대한타이어공업협회와 타이어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내수 판매량은 2504만8000여 개였다. 이는 2011년보다 1.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신차용 타이어 판매량은 826만9000여 개로 2011년보다 10%나 감소했다. 지난해 국산 내수 차량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2.5% 줄어들면서 신차용으로 자동차 회사에 공급되는 타이어 수요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교체용 타이어의 경우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1678만여 개가 팔려 2011년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3.6% 늘어났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신차 구입을 뒤로 미루고 타이어만 갈아끼운 채 기존 차량을 계속 운용한 알뜰 운전자가 많았다는 의미”라며 “잦은 폭설 때문에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한 운전자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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