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쪼개지는 동아제약…제약업계 1위 바뀌려나?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제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십년 간 국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동아제약이 기업분할로 매출액이 분산돼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계기가 됐다. 실제 동아제약은 매출액 기준으로 단 한 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다만 신종플루 특수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녹십자가 몇차례 분기 매출을 앞선 적이 있을 뿐이다.

분주해지는 제약업계…매출 경쟁 체제 유지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 1위 자리를 두고 그동안 숨죽였던 제약사들이 빠르게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중 올해 제약업계 1위를 차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유한양행과 녹십자 두 곳이다. 신한금융투자증권에서 발표한 2013년 예상 매출 실적에 따르면 유한양행 8892억원, 녹십자 8835억원, 대웅제약 7124억원, 한미약품 6252억원, 종근당 5075억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유한양행(9193억원), 녹십자(9169억원)으로 두 곳을 유력한 매출 1위 제약사 후보로 꼽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장기집권해온 동아제약은 지주사 전환으로 전문의약품과 비 전문의약품회사로 나눠진다. 동아제약의 비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가 넘는다. 다만 지주사 전환 이전인 지난해 매출은 9310억원으로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동아제약의 회사 분할 전 올해 매출 전망치는 1조260억원이다. 여기서 일반의약품부문 매출 3410억원이 떨어져나가면 동아ST의 매출은 6850억원으로 줄게 된다. 동아ST(전문의약품 부문)의 매출은 제약업계 4위 수준으로 밀려나간다.

제약업계에서 동아제약이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매출 1위 제약사=동아제약’이라는 공식을 넘기 위해 많은 제약사들이 도전했지만 이를 넘지 못하고 2위에 주저앉았다. 결국 다른 제약사의 도전에 밀리는 일이 반복됐다.

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동아제약을 넘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를 넘은 적이 없었다. 무리하다가 되려 힘겹게 마감한 제약사도 많다. 오죽하면 2위의 저주라는 말이 생겼겠냐"고 말했다.

규모 비슷한 유한양행vs녹십자 승자는?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7743억, 녹십자는 8187억원이다. 여기다 제약산업 구조 변화도 한 몫했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호 연구원은 "정부규제 정책으로 제약산업 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는 녹십자가 한 발 앞서있다. 특히 신종플루 대유행은 지났지만 WHO 사전적격심사(PQ) 인증으로 해외 백신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 남미로 계절독감 백신수출이 계획돼 있다. 여기다 향후 독감 바이러스 유행시기에 따라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1년 내내 백신을 수출할 수 있다.

적극적인 제약업계 MA&로 덩치를 키우는 방법도 있다. 혈액·백신제제엔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파이프라인이 약해 이 분야를 강화하면 단숨에 매출을 키울 수 있다. 실제 녹십자는 지난해 5월 바이오업체 이노셀의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차지하면서 M&A에 성공했다.

최근엔 환인제약이 보유하고 있던 일동제약의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국내 제약업계 매출 10위 이내인 우량 제약사다.

유한양행은 튼튼한 영업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같이 시장의 관심이 높은 제품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제품은 비리어드다.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최근 내성 전쟁을 겪으면서 강력한 내성 발현율을 갖고 있는 바라크루드(BMS)가 관련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이 제품의 2012년도 예상 매출액은 무려 1500억원. 국내 의약품 매출 중 가장 높은 매출이다.

특히 비리어드가 기존 B형 간염 치료제인 바라크루드 보다 더 강력한 내성 억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다 같은 기간 복용했을 때 드는 약값도 저렴하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호 연구원은 "비리어드 출시 첫해 매출액만 600억원 이상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기존 품목 회복과 해외 수출 활성화로 내년까지 1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종근당은 신규 개량신약과 복제약을 기반으로 한 실적 호조로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기기사]

·의사 잔다르크라는 미모의 국회의원, 그녀의 활약상이 벌써부터… [2013/02/12] 
·제약업계 부익부 빈익빈 구조조정 현실화? [2013/02/12] 
·나이지리아에서 북한의사 3명 피살…의협 노환규 회장 애도 표해 [2013/02/12] 
·의료계 리베이트 단절 선언에 의대생들은 ‘놀라움·안타까움·환영’ [2013/02/12] 
·의협 노환규 회장, 탈북자들 향해 눈 돌리나 [2013/02/12]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