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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몸값, 예비 FA 한국 비밀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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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윤석민(左), 강민호(右)

제3회 WBC 한국 대표팀이 믿는 건 ‘FA로이드’다.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선수들이 근육 강화를 돕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힘을 낸다는 뜻이다.

 이번 대표팀은 류현진(26·LA 다저스)·김광현(25·SK)·봉중근(33·LG)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빠져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표팀이 1, 2회 때보다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WBC 대표팀은 보이지 않는 힘 ‘FA로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는 FA 자격을 앞둔 선수가 어느 때보다 많다. 윤석민(27·KIA)·오승환(31·삼성)·강민호(28·롯데)·이대호(31·오릭스) 등 예비 FA가 8명이나 있다. 4강에 진출할 경우 대표팀 FA 등록일수 보상 규정에 따라 자격을 얻게 될 최정(26·SK)까지 더해져 9명이 된다. 2006년 1회 때 6명, 2009년 2회 때는 2명이 ‘예비 FA’였다.

 WBC는 FA 대박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한다. 윤석민과 오승환처럼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해외진출이 아니더라도 WBC의 활약은 선수의 가치를 몇 단계 올려준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국민 우익수’로 떠올라 LG와 FA 계약을 두 번이나 한 이진영(33)이 대표적인 예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많은 예비 FA들이 분명 대표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또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아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예비 FA들은 대표팀에서도 핵심 멤버이기 때문에 ‘FA로이드’ 기대효과는 더욱 크다.

 이승엽(37·삼성)은 2006년 요미우리와 1년 계약한 뒤 WBC에 나와 5홈런 10타점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최고의 페이스를 일본까지 이어가 그해 41홈런을 때렸고, 이듬해 4년 최대 30억 엔(약 348억원)의 대박 계약을 했다. 2회 대회 준우승은 나란히 3홈런을 친 김태균(31·한화)·이범호(31·KIA)의 공이 컸다. 한화에서 FA로 풀린 둘은 나란히 일본에 진출했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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