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사생활 공개는 팬서비스"

중앙일보

입력

'결혼 소동'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기피했던 배우 심은하씨를 단독으로 인터뷰해 『월간 중앙』 12월호에 게재했던 김순희(36.사진) 씨.

신문이나 잡지.방송의 담당기자들을 따돌리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심씨를 만나 '특종'을 낚은 그는 특정 언론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기자다. 초등학교 1,2학년생인 두 아이의 어머니지만 취재에 들어가면 가정은 일단 뒷전이다.

"처음엔 심씨 부모를 만날 생각이었으나 며칠을 지켜봐도 만날 수가 없었죠. 그러다 심씨 부모가 아침 여섯 시에 마당 청소를 한다는 얘기를 이웃으로부터 들었어요. 다음날 새벽 네시 반에 집을 나섰죠. 그런데 날이 추워서였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요. 기다리다 아침 여덟 시에 인터폰을 했어요. 처음엔 대꾸도 하지 않더니 조금 더 기다리니 들어오라더군요. 추운 날씨에 새벽부터 죽친 제가 안쓰러웠나봐요. 물론 그 쪽에서도 언론을 통해 한 번쯤 입장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때였던 점도 맞아떨어졌구요."

프리랜서로 일한 지 2년이 조금 넘었으나 그 동안 만난 인물은 1백명선. 주로 연예인이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정치인을 만나기도 했다. 짧은 기간에 이처럼 인물 탐방 전문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게 된 데에는 그만의 비결이 있다.

"루머에만 의존한 채 취재에 임하지 않아요. 주변인물이나 자료를 통해 증거를 확보한 다음 들이미는 식이죠. 이번 심씨의 경우에도 상대 남자에 관해 이런저런 소문들이 많았쟎아요? 전 그 남자가 운영한다는 기업의 등기부나 매출실적, 호적등본 등을 다 떼봤어요.이렇게 무장하면 상대가 거짓말을 해도 휘둘리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어요."

프리랜서인 만큼 기사가 가진 '폭발력'에 따라 받는 보수는 달라진다.

"이번 기사 정도면 수백만원은 쉽게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월간중앙』에는 통상적인 원고지 매수당 고료를 받고 넘겼어요. 내가 프리랜서라니까 심씨의 상대 남자가 마치 사이비 기자 대하듯했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 이번 기사로는 돈을 벌지 말자는 오기가 발동했거든요."

그러나 기사가 나간 뒤 연예인들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게 무엇보다 든든하다. 프리랜서로서는 그 같은 평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재산'인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유명인의 사생활이 궁금한 건 당연해요. 연예인이든 운동선수든 정치인이든 스타에 대해서는 누구나 환상을 갖고 있죠. 그러니 신변잡기까지도 알고 싶은 거에요. 유명인이 누리는 부와 명예를 생각한다면 사생활 노출은 팬서비스 차원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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