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한보철강 매각 매듭 잘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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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도 이제 한장 남았다. 정부고 기업이고 가계고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다.

3년째 끌어온 한보철강 매각이 이번주 안에 인수 후보자가 정해질 가능성이 보인다. 지난달 말 입찰에서 두 곳이 후보로 나선 상태다. 대한생명의 매각작업도 두 곳이 의사를 보인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한보철강과 대한생명, 둘 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들어간 데다 매각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더욱 세련된 마무리가 요구된다.

봉급생활자는 미루지 말고 연말정산 서류를 하나하나 챙길 시기다. 마침 주가가 오르는 가운데 연말이 다가오자 소득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장기주식저축이 관심을 끌고 있다.벌써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경품을 주면서 고객끌기에 나선 금융회사가 많다. 지난해에도 연말에 근로자주식저축 가입이 집중됐다.

4일부터 서울지역의 올해 마지막 아파트 동시분양이 이뤄진다. 모두 6천5백38가구로 물량이 많다. 내년에 청약통장 1순위자가 크게 늘어나므로 기존 청약예금 1순위자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한 청약이 몰릴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정기국회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 안에 국회에서 해줘야 할 일이 경제 쪽에도 많다. 나라살림은 물론 기반산업의 앞날, 상거래 행위 및 질서와 관련된 중요한 것들이다.

정부는 4일께 내년도 추곡 수매가 조정안을 국회에 낼 움직임이다. 시장을 더 열어야 하는 뉴라운드 체제에선 수매가를 올릴 수 없다는 점을 정부도 안다.

양곡유통위원회가 건의한 4~5% 인하보다야 폭이 작겠지만 낮추자는 의견을 낼 것 같다.

3일 국회 예산결산위에서 농가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논농사직불제 보조금을 어떤 수준으로 정하는지 보면서 정부안을 정할 태세다.

올해도 국회의 새해 예산안 처리는 법정기일(예산회계법상 12월 2일)을 넘겼다. 잘해야 정기국회 회기(8일)안에 처리될 것 같다.

민주당은 정부안(1백12조5천8백억원)보다 5조원 늘려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침체된 경기를 자극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가 내년 세입을 10조원이나 부풀려 잡았다며 5조8천억원은 깎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상가임대차보호법안도 관심거리다. 상가 건물주가 부도를 낼 경우 영세상인에게 저당권에 앞서 보증금을 찾도록 한다는 취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적어도 5년 동안 계약이 유지되도록 하고 임대료 인상률도 법으로 정하면 임대료를 한꺼번에 크게 올리려 들 것이다.

법 시행 이후 첫 계약 때 상인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토록 중요한 법안을 주무부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모른 척한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등 경제부처의 자세는 요즘 날씨만큼 썰렁하다.

양재찬 경제부장 jay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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