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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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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취득세 감면 ‘구멍’이 주택 거래 공백을 낳았다. 취득세 절반 감면이 올 들어 연장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 1180가구가 거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거래량 조사가 시작된 2006년 1월 이후 월별로 가장 적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1269건)보다도 줄었다. 특히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거래는 바닥 수준이었다. 214가구로 지난해 1월(8353가구)의 2%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성공인 최원석 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매매 계약이 일주일에 5건가량이었으나 1월 들어선 1건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뚝 떨어진 것은 취득세 감면이 끝난 뒤 연장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취득세 감면 연장을 1월 거래분부터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확실하게 시행에 들어가지 않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도 떨어졌다. KB국민은행 월별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값은 0.4% 하락했다. 1월 기준으로 금융위기 뒤인 2009년 1월(-0.9%)을 제외하고 2004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던 지방 아파트 값도 지난달 약세를 보였다. 부산이 0.3%, 대전과 울산이 각각 0.1%씩 내렸다.

 주택 수요자들이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동안 전셋값은 오름세를 탔다. 지난달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0.3%, 0.2% 상승했다. 전셋값 대비 매매가격 비율(전세비율)은 자연히 높아져 지난달 서울에서 57.2%였다.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연장이 시행될 때까지 거래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급 적용을 믿고 구입했다가 예상대로 시행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취득세 감면 연장이 늦어지면서 거래 두절이 계속되면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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