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동혁씨 피아노 도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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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씨 아파트의 서브리스 계약을 대행했던 임씨의 친구가 서브리스 입주자 김모씨로 지목한 인물이 CCTV에 찍혔다. 경찰이 임동혁씨에게 제공한 것이다. [임동혁씨 제공]

뉴욕 맨해튼에 거주 중인 세계적 피아니스트 임동혁(28)씨가 고가의 피아노를 도난당했다.

임씨는 서브 리스로 한달간 아파트를 내줬던 한인 입주자가 집에 있던 야마하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와 세간 일체를 빼돌린 후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 피해액은 10만 달러 이상이다.

임씨는 영주권 수속과 공연차 지난해 여름부터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한국 체류가 길어지자 임씨는 지난해 12월 한인 김모씨에게 한 달여 동안 아파트를 서브리스했다. 하지만 이달 초 김씨와 연락이 두절됐고 지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아파트에는 김 씨가 아닌 다른 입주자가 살고 있었다. 김씨가 아파트를 다시 서브리스 준 것이었다. 피아노와 주요 가구 전자 제품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추적 결과 임씨의 피아노는 이미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남성에게 2만 달러에 판매돼 뉴욕의 한 창고에서 배송 대기 중이었다.

임씨가 거주하는 맨해튼 아파트의 매니지먼트 측은 용의자로 보이는 김씨가 여러 장비를 동원해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옮겨 나가는 데도 별다른 의심 없이 방관했다가 사건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배송처를 확인하는 등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사건 내용을 즉각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경찰측이 '정확한 증거가 없다'며 늑장수사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씨는 특히 "용의자가 만졌다는 와인잔을 가져가 지문채취를 요청했지만 '뉴욕 시장 피아노가 없어진 게 아닌 이상 그렇게는 못해준다'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분개했다. 또 "담당 형사가 전화 통화도 힘들고 근무 시간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만나는 것 조차 불가능할 정도"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임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해서라도 피아노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 형사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본지 기자의 요청에 "신고가 접수된 것은 맞지만 수사 진행 상황을 전화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세계 3대 피아노 콩쿨로 꼽히는 차이코프스키.쇼팽.퀸 엘리자베스 콩쿨을 석권한 한국의 대표적 클래식 연주자의 한 명으로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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