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그립 살살 잡아야 비거리 는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필자는 50대 이상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골프 특강을 했다. '비즈니스 골프'란 제목으로 했는데 강의를 마친 후 받은 질문은 강의 주제와는 달리 주로 '장타를 칠 수 있는 비결'에 관한 것이었다.

장년에 접어들면 비거리보다는 1백야드 이내 거리에서의 쇼트게임 실력을 보강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임에도 비거리에 대한 욕심은 모든 골퍼들의 숙원인 것을 어찌하랴!

비거리를 내기 위해선 먼저 그립을 부드럽게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그립을 꽉 잡고 지나치게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백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 클럽 페이스의 중앙 부분인 스위트 스폿을 맞힐 수가 없다. 클럽페이스의 사이드를 때리게 되면서 악성 구질을 남발하게 된다.

여성 프로 골퍼들이 유연한 스윙으로 공을 멀리 날리는 비결은 임팩트 때 볼을 정확히 클럽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에 맞히기 때문이다. 임팩트 때 공이 클럽페이스의 중앙 부분에서 1㎝만 벗어나도 20야드의 비거리 차이가 발생한다.

여성 프로골퍼보다 남자 아마추어들이 힘은 더 세면서도 거리를 못 내는 것은 지나치게 힘을 주어 그립을 잡는 바람에 양팔이 경직돼 유연한 스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립을 부드럽게 잡는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백일된 아기의 손목을 잡는 느낌을 상상해 보면 도움이 된다.

너무 강하게 잡으면 아기의 손목을 다치게 할 것이고, 너무 가볍게 잡으면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을 느낄 수 없다.

아기 손목을 잡는 듯한 느낌으로 그립을 잡고 백 스윙을 시작하면 양팔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줄 수 있어 어깨의 회전도 잘 이룰 수 있게 된다.

스윙의 궤도도 중요하다. 프로 선수들은 백스윙을 낮고 길게 가져간다. 그래야 스윙 궤도를 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힘에 의존하는 스윙은 자칫 척추의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부드러운 그립으로, 스윙 궤도를 크게 하고, 클럽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에 공을 맞히면 최소 20야드는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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