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유례없는 혼전을 예고하는 올시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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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시범 경기가 없어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던 올시즌 판도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팀당 5경기씩 치른 12일 현재 나타난 팀 순위는 창원 LG와 인천 SK, 대구 동양이 각각 4승1패로 공동 선두를 형성하고 있고 서울 삼성 등 6개 팀이 2승3패로 공동4위, 안양 SBS가 1승4패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속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전력차는 그리 크지 않아 경기를 거듭할수록 사상 유례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초반 4연승을 달리던 LG가 발목을 잡힌 11일 전주 KCC전은 LG가 절대 강자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경기였다.

화려한 공격 농구를 앞세워 초반 판도를 주도하던 LG는 이날 주공격 루트인 외곽슛이 림을 맴돌기 시작하자 제대로 힘 한번 못써보고 대패했다.

인천 SK도 올시즌 주전 대부분을 물갈이하며 팀을 재정비,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다른 팀을 압도하는 전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또한 지난해 최하위에서 일약 우승후보로까지 주목받는 동양도 힉스와 페리맨,두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즌 초반 흔들리던 강팀들도 서서히 저력을 되찾으면서 순위 경쟁에 불을 댕겼다.

충격의 3연패로 시즌을 열었던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은 주말에 서울 SK와 울산모비스를 연파하며 자존심을 회복했고, 저력의 KCC도 재키 존스와 캔드릭 브룩스가 합류하면서 원주 삼보와 우승 후보 LG를 연달아 잡아 초반 3연패는 진짜 실력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여수 코리아텐더도 더 이상 `동네북'은 아니며 원주 삼보와 서울 SK, 모비스도 어떤 팀과 맞서도 팽팽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예상과는 달리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SBS도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저력의 팀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출범 6시즌째를 맞은 프로농구가 각 팀의 전력 평준화로 더 많은 팬들의 발길을 농구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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