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중소형주 상팔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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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의 양대 축을 이룬 것은 중소형주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를 휩쓸었다. ‘KB중소형주포커스’가 지난 한 해 수익률 34.23%로 1위,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21.44%)가 3위, ‘삼성중소형FOCUS’(19.92%)가 5위였다. 그만큼 중소형주 주가가 많이 올랐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각광을 받은 대형주가 없어 투자자들이 중소형주 중 저평가된 종목으로 눈길을 돌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중소형주 장세는 어떨까. ‘유망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중앙일보가 교보·대신증권 등 주요 10개 증권사의 중소형 종목(스몰캡) 전문 연구팀에 물어본 결과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올해 역시 주가지수가 크게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뚜렷한 주도주 없이 이렇게 지수가 옆걸음질 칠 때는 지난해처럼 중소형주가 주목받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새 정부의 정책 이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중소기업 정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중기(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를 키워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뿐 아니다. 대기업이 해서는 안 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법제화하고, 공공 조달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며, 대기업이 상생 경영에 적극 나서게 하는 것 같은 ‘경제민주화’ 또한 새 정부 정책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들이 탄탄한 중소형주를 골라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투자 성적표가 이를 보여준다. 중소형주 펀드의 성적이 좋았다고 하지만, 코스피시장의 소형주는 전체적으로 지난 한 해 1.96%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 상승률(9.35%)을 한참 밑돌았다.

 10개 증권사는 각 4~5개씩 모두 49개의 유망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이 중 43%인 21개가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업체였다. 그중에서도 모바일기기 부품 관련 회사가 많았다. 아주 얇은 모바일기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캠트로닉스(한화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추천), 휘어지는 회로기판을 만드는 대덕GDS(유진투자증권·동양증권) 같은 곳들이다. 증권사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가 올해 태블릿PC 마케팅에 힘을 기울여 태블릿PC 쪽도 실적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JTBC에서 ‘무자식 상팔자’처럼 빅 히트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제이콘텐트리를 추천했다.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는 유념할 점이 있다. ‘테마’에 귀가 솔깃했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지난해 그야말로 ‘불타오르던’ 정치 테마주들이 대선을 앞둔 12월 초 급락하더니 한 달도 안 돼 반 토막 난 게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실적, 둘째도 실적이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업체를 많이 추천하는 이유다. 목표 수익률을 과도하게 잡지 않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소형주는 무조건 ‘더블’을 생각하는 개인투자자가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홍승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성장성이 아무리 크게 보이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넘으면 보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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