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비만아, 맞벌이 부모의 수입이…의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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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인 김모(10)군은 지난달 말 부모와 함께 서울백병원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신장은 1m24㎝로 또래보다 작았지만 체중은 43㎏이나 나가 비만으로 판정됐다. 김군의 아버지(1m70㎝·82㎏)와 어머니(1m58㎝·65㎏) 역시 비만한 상태였다.

 부모의 비만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은 초등학교 1, 4학년 1502명과 아이들의 부모를 2년간 추적 조사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강 교수 팀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생은 비만할수록 부모의 체질량지수(BMI) 지수가 높았고 군것질도 자주 했다.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비만하다는 의미다. 4학년생의 경우 두 요인 이외에 짧은 수면시간, 부모의 낮은 소득, 고(高)지방식, 잦은 결식 등이 비만도를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4학년생의 경우 하루에 평균 9.5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한 아이들이 8.5시간 이하로 잠을 잔 아이들에 비해 BMI가 평균 0.5포인트 낮았다. 저소득층 자녀의 비만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맞벌이를 해야 하는 부모가 자녀의 식습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데다 안전을 우려해 자녀가 가급적 집에 머물러 있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강 교수는 “아버지의 비만보다 어머니 비만이 자녀에게 전해질 가능성이 2배 이상”이라며 “어머니는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고 가족 식사를 주로 맡아 영향을 더 크게 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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