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B형, 평균 20% 가중치 … A형서 2등급 이상 성적 올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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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복잡한 상황이 영어 A·B형 선택 문제예요. 영어 A·B형을 동시 반영하는 경기권 소재 대학과 일부 지방 국립대를 목표로 할 중위권 학생들의 고민이 가장 클 겁니다.” 입시전문가들은 “영어 B형에서 영어 A형으로 옮겨탔을 때의 성적 상승폭, 목표대학의 영어 B형 가중치 비율과 백분위·표준점수 반영 등 수능 반영방법에 따라 유불리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어 A·B 선택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참고해볼 수 있는 시험은 지난해 11월에 A·B형 선택으로 치러졌던 고2 전국연합 학력평가다. 이 시험에서 영어 A형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69점으로 영어 B형의 만점자 표준점수 146점을 크게 앞지르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런 결과는 수험생들로 하여금 “영어 A형을 선택해야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영어 A형 선택과 관련해 입시전문가들은 “영어 A형에서 얻을 수 있는 높은 표준점수는 착시현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소장은 “만점에 가까운 높은 성적대에서만 높은 표준점수가 형성된다”며 “많은 대학이 영어 B형에 10~30% 높은 가중치를 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어 A형을 선택해 성공할 수 있는 수험생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영어 A형으로 돌아서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최소 2등급 이상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실제 지난해 11월 고2 연합 학력평가의 결과를 보면, 영어 B형으로 5등급을 받았던 학생이 영어 A형을 선택해 3등급 이상을 받아야 영어 B형에 주어지는 평균 20%의 가중치를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시험에서 영어 B형 5등급 커트라인의 표준점수·백분위는 각각 92·39점이었다. 여기에 20%의 가산점을 부여하면 각각 110.4점과 46.8점이 된다. 표준점수·백분위 성적 모두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영어 A형에서 3등급을 받아야 한다. 영어 A형 3등급 커트라인의 표준점수·백분위는 각각 112점과 77점이었다.

수학 A·B형 선택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다. 기존의 수리 나형에 해당되는 수학 A형을 선택해 높은 표준점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수학 A형으로 돌아섰을 때 성적을 2등급 이상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종로학원 김명찬 평가이사는 “수학 B형에 대한 가중치를 15% 이상 주는 대학의 경우 수학 A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서울 대진고 이성권 교사(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는 수험생들에게 “목표대학을 빨리 결정할 것”과 “상반기 동안 영어 A·B 형에 모두 응시해 보면서 본인의 성적대를 정확히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목표대학의 영어 B형 가중치 비율을 정확히 파악한 뒤 영어 A형으로 바꿨을 때 영어 B형에 대한 가중치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란 얘기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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