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태평양 · 로레알 선두다툼

중앙일보

입력

태평양이 한국 화장품 업계 1위라면 로레알은 세계 1위다. 한국에선 시장을 선점한 태평양이 매출에서 로레알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로레알이 우수한 품질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근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두 브랜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태평양 아모레=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으로 출발해 73년 '아모레'로 화장품업에 뛰어든 태평양은 국내 화장품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세계 1위인 로레알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로레알을 압도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1천억원을 넘는 라네즈.아이오페.헤라.설화수 브랜드를 비롯해 마몽드.스텝Ⅲ 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중저가.고가 화장품 시장에서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태평양 마케팅 부문의 이해선 전무는 "국책연구소로 지정된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제품혁신과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소비자의 욕구변화를 정확히 반영하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프리 테스트 존''무빙 헤어숍' 등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마케팅을 도입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마스카라.염모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

태평양 마케팅 기획팀의 홍기성 부장은 "마스카라는 외국제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수년간 한국 여성의 속눈썹의 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신제품을 내놨다"며 "라네즈 마스카라 제품이 올 상반기 35만개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론 64만개나 팔렸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이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화장품 산업의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최근 출시한 화장품이 프랑스.영국 등 서유럽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중국 현지공장을 만드는 등 중국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 로레알=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로레알은 지난해 7천5백만프랑(15조원) 매출로 세계 시장 점유율 12.5%를 기록한 세계 1위의 화장품 전문 기업이다.

1907년 프랑스 화학자 유젠 슈엘레르가 염모제를 개발하면서 설립된 로레알은 단발 머리 유행, 미용실 급증, 세계 대전 이후 폭발적인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하면서 스킨 케어.향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로레알은 현재 세계 1백60여개국에서 41개의 공장과 20개의 연구소에서 모두 5만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프랑스 재계 순위 5위 주식 시가 총액 2위에 올랐다.

한국에는 지난 93년 진출했다. 당시 58명의 직원으로 87억원의 매출을 올린 로레알 코리아는 연 평균 5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엔 직원 6백명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로레알 코리아의 김상주 부사장은 "현재 11개 브랜드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새 브랜드를 속속 도입하고 있어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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