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보 파악하면서 같이 고3 즐겨야 스트레스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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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오른쪽) 교사가 최수경(왼쪽)·고효실씨에게 입시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학원설명회에 참석하고 10개가 넘는 학부모 모임에 나가는 A씨. 입시와 학원 정보를 모아 웬만한 전문가보다 아는 게 많은 C씨. 이들은 자녀의 입시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늘 불안하고, 스스로의 결정에 자신이 없다.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자신의 잘못이라고 죄책감을 느낀다. 중앙일보 강남서초송파&과 디스쿨이 8일부터 여는 열공콘서트에 ‘엄마 힐링’이 포함된 이유다. 열공콘서트를 앞두고 강남 학부모 열공 교육 지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 순서는 엄마 힐링법이다. 중동고 안광복 교사가 전문가로 참여했다.

글=전민희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객관적 평가로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라

고효실(46·강남구 대치동, 이하 고)=저희 아이는 올해 고1이 됩니다. 자녀에게 큰 기대를 안 하려고 마음먹지만 지칠 때가 있습니다.

“자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목표를 설정해주세요. 강남 지역 학부모들이 갖는 대부분 문제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생겨납니다. 부모들이 고학력자니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길 바라는 건 당연한 거죠. 하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기대는 자칫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수능 4등급 나오는 학생에게 ‘열심히 하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는 로또 당첨처럼 비현실적이죠. 모의고사 점수를 통해 자녀가 어느 정도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한 뒤, 자녀와 함께 단계별 계획을 세우세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의욕이 생기고,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입시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최수경(43·강남구 대치동, 이하 최)=첫째가 고3에 올라갑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앞으로가 걱정이에요. 의연하려고 노력하는데 긴장되는 건 사실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입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키우는 대부분의 학부모가 한 번쯤 겪어야 할 통과의례죠. ‘왜 나만 힘들까?’ ‘우리 아이만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기보다 ‘언젠간 겪어야 할 일’이라고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게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중요한 건 힘든 시기도 언젠가 지나간다는 거예요. 자녀와 대화를 자주 나누면서 되도록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려고 노력하는 게 현명합니다.”

아빠와 엄마가 역할을 분담하라

고=자녀 교육은 엄마의 몫이 크지만 아빠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잖아요. 어떻게 해야 효과적 일까요.

 “부부가 서로 역할 분담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교우관계 같은 고민은 엄마한테 털어놓더라도, 진로에 대한 문제는 아빠와 의논하도록 유도하는 거죠.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가 맡아서 진행하는 건 한계에 부딪히게 돼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잘 상의해 자녀 교육에 대한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게 우선입니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아이들은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말썽 피우는 학생의 집안 환경을 조사해보면, 부부나 고부간의 갈등을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생활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엄마로 하여금 자녀에게 집착하게 만드는 거죠.”

원인을 파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고, 게임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못하게 해봐야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잘하고 있는 건 지 고민이 됩니다.

 “문제의 현상이 아닌 본질을 파악해야 합니다. 게임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참여하지 않으면 친구들과 대화가 안 통하고, 심지어 따돌림을 당하기도 해요. 중요한 건 ‘왜 게임을 하는가’입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망을 자제할 줄 아는 학생을 살펴보면 집안 환경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게임에 빠지더라도 ‘부모를 실망시키기 싫다’는 의식이 있어 도를 넘지는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분출할 곳이 없고, 집에서 부모와 대화가 안 되는 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거죠.”

엄마가 정보를 가져야 불안감 줄어든다

고=앞으로 3년의 세월이 흘러야 첫째 입시가 끝납니다. 어떻게 해야 중심을 잡고 자녀 교육에 힘쓸 수 있을지 알려주세요.

 “자녀가 공부할 때 엄마도 함께 입시정보를 연구하세요. 엄마들이 불안한 건 대학입시를 잘 모르는 것도 한 몫 하거든요. 자신이 가진 정보가 많으면 불안감을 덜 수 있습니다. 대학 사이트에 들어가 입학전형 종류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에요. 하루에 2시간씩 10일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대학입시의 큰 흐름이 눈에 보입니다. 또 입시설명회나 학부모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세요. 입시설명회를 여러 번 다니다 보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학부모 모임에서는 자녀 교육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서로 위로를 할 수 있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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