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인피니온사 반도체 사업 합병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도시바(東芝)와 독일의 인피니온사가 반도체 메모리사업을 통합하기 위해 최종 협의에 들어갔다고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양사는 내년 봄 공동 출자해 회사를 세운 뒤 각자의 메모리사업을 신설회사로 이관키로 하고, 구체적인 절차와 조건 등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두 회사는 사업통합으로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 삼성전자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한국.미국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지난 8월 메모리사업을 본사에서 떼내 타사와 통합키로 하고 인피니온 및 삼성전자와 각각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인피니온 쪽으로 기울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시바와 인피니온은 일단 반도체사업을 통합한 뒤 D램사업과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별도의 회사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플래시 메모리 사업은 도시바가 80~90%를 출자해 주도권을 쥐는 쪽으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온은 독일 지멘스의 반도체 자회사로 D램 시장 점유율이 세계 4위이며, 도시바는 6위다.

두 회사가 반도체 사업을 합칠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16%로 높아져 20%를 웃도는 삼성전자와 18%선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바짝 뒤쫓게 된다.

닛케이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에서 아직 공식 통보를 받은 것은 없으나 그 쪽 분위기가 인피니온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는 지난 17일 올해 세계 D램 매출이 지난해보다 67%나 감소한 1백5억달러에 그치고, 내년에도 19% 정도 위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퀘스트는 "거의 모든 D램 업체들이 내년 말까지 적자를 보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대형 업체 가운데 하나가 쓰러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서울=홍승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