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명단도 못 정한 한국, 공인구 훈련 시작한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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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추신수(左), 서재응(右)

한국과 일본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에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대표팀 예비명단 교체를 두고 아직도 고심 중인 반면 일본은 예비명단을 확정 짓고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1일 WBC 대표팀 예비명단에서 류현진(LA 다저스)과 김광현(SK)·홍상삼(두산)을 제외하고, 서재응(KIA)·이용찬(두산)·차우찬(삼성)을 포함시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한 적응 문제로, 김광현과 홍상삼은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어렵게 됐다. 아직도 명단 교체 요인이 남아 있다. 신시내티로 옮긴 추신수의 참가 여부가 결정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불참을 선언할 경우 외야 자원을 새로 수혈해야 한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3일 통화에서 “시작부터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에이스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추신수마저 빠지면 중심타선의 화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추신수는 본인이 결정을 내린 후에 알려주겠다고 했다”며 “유니폼 발표회가 있는 1월 15일 전에는 28명의 최종 엔트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5일 WBC 대표팀 예비명단 34명을 발표했다. 다루빗슈(텍사스)와 이와쿠마(시애틀) 등 메이저리거들이 일찌감치 대회 불참을 선언해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명단 발표는 한국보다 3주 정도 늦었지만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 28일 WBC 예선 1라운드 1차전(3월 2일 브라질전) 선발에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2차전(3월 3일 중국전) 선발에 마에다 겐타(히로시마)를 내정하고, WBC 공인구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 롤링사 제품인 WBC 공인구는 한국·일본의 공보다 미끄럽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

 투수들의 훈련 스케줄도 확정했다. 1선발 다나카는 2월 17일 히로시마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을 던진 뒤 23일 호주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정도를 소화하고 1차전에 나선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대표팀 감독은 2월 1일 라쿠텐을 시작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의 캠프를 돌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일본의 일간지 스포츠호치는 “한국은 일본과 대회 준비의 시작점이 다르다. 한국은 선수들의 부상과 예기치 못한 일들로 WBC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개인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일본이 앞서간다고?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답했다.

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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