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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당뇨병 환자에게 득보다 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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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당뇨 합병증인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상시 복용하는 저(低)용량 아스피린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해열·진통을 위해 325㎎짜리 아스피린을 4시간마다 한두 알씩 먹는다. 반면 심혈관질환 예방용으로는 ‘미니 아스피린’으로 불리는 저용량을 복용하는데 이게 당뇨병 환자한테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박병주(예방의학) 교수팀은 23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06, 2007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40~99세 환자를 ‘저용량(200㎎ 미만) 아스피린 복용 그룹’과 ‘비(非) 복용 그룹’으로 나눠 심장병·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복용 그룹은 비복용 그룹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40%가량 높았다. 특히 40~64세 당뇨 환자는 더 높았다. 아스피린의 흔한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 위험도 복용 그룹이 14% 더 높았다. 하지만 박 교수팀은 그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최근 2~3년 새 미국·유럽 등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잇따랐다. 미국 당뇨병학회는 2010년 고혈압·고지혈증이 있거나 가족 중 심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당뇨병 환자(50세 이상 남성, 60세 이상 여성)에게만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을 권장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는 “종전에는 세 명 중 두 명의 당뇨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하다 지금은 5명 중 1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유형준 교수는 “요즘 학계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의 득실을 따지는 움직임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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