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기에 … 박지원 원내대표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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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후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18일 안철수씨와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이해찬 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 데 이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박지원 원내대표가 21일 사퇴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차기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비대위원장은 당 대표대행을 겸했던 문재인 전 후보가 조만간 지명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의원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패배했다”며 “오늘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이를 계기로 혁신의 길로 나아가지 않으면 민주당의 존재가 참으로 위태로워진다”며 “저마다 무거운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나가야 한다. 저 역시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문 전 후보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의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좋은 정책이 정권을 창출한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 지려고 해도 지기 어려운 선거를 졌다”며 “누굴 탓하겠는가.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고 했다.

 현재 노무현계가 중심인 주류와 비노 성향의 비주류 사이에선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는 물론 향후 수습책을 놓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주류 의원들은 ‘질서 있는 수습’을 강조하는 반면 비주류는 ‘친노 책임론’을 제기할 태세다. 의총에서도 주류 의원들은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6개월 전에 예고해 (문 전 후보가 지명하는) 비대위원장 체제를 길게 가자”는 입장을 밝힌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문 전 후보의 당 대표대행은 대통령 선거일까지였다”며 비대위원장 임명권 행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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