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직위원회 임채민 미디어지원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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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장에서 월드컵을 관전하는 사람은 150만명이지만 TV를 통해 `숨어서' 월드컵을 보는 이들은 수십억에 달합니다."

2002월드컵축구 한국조직위원회(KOWOC)에 부임한 지 5개월째를 맞는 임채민(44)미디어지원국장은 맡은 일의 무게감을 이 말 한마디로 집약해냈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81년 당시 상공부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임 국장은 워싱턴 대사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실, 산업자원부 총무과 등을 거친 뒤 지난 6월부터 KOWOC에 파견돼 공직생활 첫 보직국장직으로 미디어지원국을 맡게 됐다.

쉽게 말해 세계각국에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 1만2천여명의 언론관련종사자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월드컵을 보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미디어지원국의 사명. 90년대 중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수학하며 국제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한임 국장은 국제적인 안목을 갖춘데다 90년대 초 청와대 공보비서실에서 근무, 언론매체에 대해 정통하다는 점에서 이 업무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국제미디어센터(IMC)를 조성하는 일에서부터 각국 보도진을 위한 정보제공, 취재진들의 등록 및 숙박, 이동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지원부는 KOWOC안에 `또 하나의 조직위'라 불릴 만큼 일이 많고 복잡하다.

임국장은 "다른 업무들은 대회가 가까워 올수록 일이 줄어드는 반면 우리 업무는 대회 기간에 집약되는 까닭에 아직까지 1%도 마쳤다고 할 수 없다"며 그간 정신없이 뛰어다녔지만 `뭘 했나'하는 생각이 들어 두렵기까지 하다고 토로한다.

임 국장이 가장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무래도 IMC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시설들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 IMC가 들어설 코엑스측과 조만간 임차계약을 마무리하고 각 방송사들이 입주할스튜디오와 기자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또 대회기간 역대 월드컵과 각 개최도시에 대한 정보를 취재진에 제공하는 `인포2002' 시스템과 경기상황을 속보로 제공하는 `경기결과 시스템'을 준비해 오는 12월1일 본선조추첨행사때 시험가동할 계획이다.

임 국장은 또 대회기간 각 본선진출국의 동정을 알리는 연락관을 포함한 자원봉사 인력들이 능수능란하게 맡은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이 일을 시작한 이후 바빠진 일상 탓에 음주량은 줄어든 반면 하루 반갑씩 피우던 담배는 1갑으로 늘었다는 임 국장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행사에 참여하게 된것은 큰 축복"이라며 "최대한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차질없는 준비를 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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