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직원과 상담 스마트 지점 늘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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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상담 창구에 앉아 버튼을 누르면 큰 스크린에 상담 전문 직원의 얼굴이 뜬다. 직원의 화상 안내에 따라 100여 가지 은행 상품의 정보를 스크린을 통해 살펴본다. 11일 서울 남대문로에 문을 연 외환은행의 첫 스마트 브랜치(지점)인 ‘큐플렉스(Qplex)’의 모습이다. 두툼한 상품설명서 대신 전자문서로 상품을 안내하는 전자문서 시스템, 금융상품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 월(Media wall) 장치 등을 갖춘 지점이다.

 전략지역보다 전자지점. 시중은행의 전략지역 출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보통신(I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지점 설립 경쟁도 이에 못지않다. 은행은 IT 기술을 활용한 무인 점포인 ‘스마트 지점’을 앞다퉈 출점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뜨겁다.

 스마트 브랜치는 보통 점포 면적과 직원 수를 줄이고 대신 최첨단 기기를 통한 업무처리 비중을 높인 점포다. 이를 통해 줄어든 비용을 고객에게 금리 등의 혜택으로 돌려준다는 게 명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무인 점포는 거의 없다. 이선환 외환은행 홍보부장은 “전자문서에 관한 법률이 바뀌고 고객의 건의사항 등을 반영하면 조만간 본격적인 무인 점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으로 입출금과 자동이체 거래를 은행 창구에서 처리하는 비중은 12.2%에 불과했다. 열에 아홉은 ATM과 텔레뱅킹,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런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3분기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 은행 거래는 4573만 건, 이를 통해 오간 돈은 331조8290억원에 달한다. 3분기 모바일뱅킹으로 거래된 돈은 9조7340억원으로 1년 사이 47%나 늘었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이 지점을 과감히 축소하지 못하는 것은 영업 때문이다. 신규 상품 가입의 경우 여전히 90% 정도가 지점 창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강진섭 국민은행 신성장사업본부장은 “인터넷·모바일에서 팔기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수준 높은 상담을 제공하는 은행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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