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장과 달리 작동 여부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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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2일 장거리 로켓 은하3호에 실어 발사한 인공위성 ‘광명성 3호’가 지구 궤도를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내외에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위성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쏘아 올린 건 일종의 우주비행체”라며 “하지만 그 비행체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특히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북한 비행체가 궤도상에서 통제력을 잃은 채 불안정하게 흔들리고(tumbling)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CNN도 “미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위성이 완전한 통제력을 확보한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기기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Gizmodo)’도 “미국을 포함해 우주 추적 능력을 갖춘 국가들이 북한 비행체의 궤도 진입 성공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통제가 안 되는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물체가 지금 다른 위성들과 충돌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주과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탑재물인 ‘광명성 3호’는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자료에 따르면 광명성 3호는 95.4분 주기로 지구를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며 “지구 궤도를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고 판단되는데 기능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재 초속 7.66㎞로 돌고 있는데 속도가 떨어지면 나선형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 정도 속도로 2주일 이상 돌아야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명성 3호가 북한과 교신에 성공했는지도 불투명하다. 군 당국자는 “광명성 3호가 북한 위성센터와 교신을 하게 되면 주파수를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교신을 한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발사한 비행체가 일단 궤도에 진입한 건 사실이나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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