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인 수수료율 최고 1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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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금융회사가 대출모집인에게 주는 신용대출 수수료율이 최고 1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 내는 신용대출 이자 중 많게는 11%가 대출모집인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신용대출 평균 수수료율은 저축은행이 7.65%, 여신전문금융사가 5.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경우 삼신저축은행이 11.02%, 여전사는 아주캐피탈이 6.23%로 가장 높았다. 은행권에서는 한국SC·씨티 등 외국계 은행의 수수료율이 국내 은행보다 높았다.

 대출 수수료는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릴 때 대출희망자와 금융회사를 연결해주는 대출모집인에게 내는 수수료다. 대출모집인은 지난 6월 말 현재 총 2만19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직장인을 상대로 한 신용대출을 중개하거나, 집을 사는 사람에게 담보대출 영업을 하며 계약을 성사시킬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전국적인 지점망이 부족한 저축은행이나 여전사 등은 대출 실적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출모집인을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대출모집인 제도가 대출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대출 수수료율이 10%라면, 1000만원을 연 8%에 빌린 고객은 1년간 은행에 내는 이자(80만원) 중 8만원을 모집인에게 주는 셈이다. 이런 고율의 수수료율은 대출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금융회사의 가산금리에는 광고비·인건비·보험료·시설운영비·대출 수수료 등이 포함되는데, 결국 대출 수수료가 오르면 가산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출모집인 의존도가 높은 점도 고금리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에 따르면 2010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뤄진 신규 가계대출의 24.9%(116조9889억원)가 대출모집인에 의한 것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수수료는 총 1조5159억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대출 수수료율을 5% 이하로 제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수수료 인하가 고객의 혜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출모집인의 실적이 줄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금융회사에서는 광고비 지출을 늘리는 식으로 직접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결국 다른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가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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