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영, 지방세 25억 체납 대구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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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방세 58억원을 체납한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등 전국의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1만1500여 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방세 체납 개인 1위는 조 부회장, 법인 1위는 129억원을 체납한 경기도 용인의 지에스건설이었다. 명단공개 대상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2년이 넘도록 30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내지 않은 개인과 법인이다. 이들 명단공개 대상자의 전체 체납액은 1조689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576억원 늘었다. 또 공개대상 명단에 오른 개인·법인 비중은 서울시가 44.1%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27.5%로 뒤를 이었다.

 대구에서 지방세 체납액이 가장 많은 사람은 신세계골드의 전 대표인 한주영씨로 나타났다. 그의 체납액은 주민세 등 2건에 25억원이다. 이어 한서주택 대표였던 이재호씨가 종합토지세 등 19억원, 주택건설업체인 청구의 장수홍 회장이 주민세 등 14억원을 체납했다. 대구시는 서울에서 보석수입상을 하다 부도난 한씨가 세금 강제징수를 피하기 위해 연고가 없는 대구에 주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사업체가 부도나면서 지방세를 체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으로는 주택건설업체인 ㈜이휴먼디엔씨(대표 권정병)가 취득세 23억원을 내지 못해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선곡지앤씨(대표 여관석)가 취득세 22억원을, ㈜에스디(대표 서남철)가 취득세 15억원을 내지 못해 뒤를 이었다. 체납액 10위까지 법인 모두 부동산 개발이나 주택건설업체여서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체납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고액·상습 체납자는 개인 366명과 법인 158곳이며, 체납액은 모두 776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체납자는 개인 50명, 법인 20곳이 각각 늘었다. 체납액은 87억원 증가했다.

 대구시 장상록 체납정리담당은 “체납자 가운데 상당수는 사업체 부도로 돈이 없거나 재산을 신탁회사에 맡겨 세금을 징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숨겨둔 재산이 있는지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개인 72명, 법인 48곳 등 고액·상습 체납자 1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역별로는 경주·영천 각 18명, 구미 17명, 포항 14명 순이며 전체 체납액은 142억77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최고액 체납자는 개인은 2억8100만원을 내지 않은 구미 강춘백씨며, 법인은 상가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으로 13억6900만원이 체납된 상주 설씨앤디(대표 박종설)였다.

 경북도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체납액 징수를 위해 명단공개와 함께 은닉재산 추적, 출국금지, 신용정보 등록, 금융재산 압류 등 고강도 대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 김연근 세정과장은 “이번 공개로 고액·상습 체납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다른 체납자의 체납 발생을 사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2월 말까지 정리 활동을 적극 전개해 체납세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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