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물지역 '사이버 고향방문' 인기

중앙일보

입력

추석을 맞아 수몰지역 출신들 사이에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고향방문'' 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80년 대청댐에 물이 차면서 당시 3천여명이던 주민이 9백여명으로 크게 줄어 ''초미니 면(面)'' 이 돼버린 충북 보은군 회남면의 홈페이지(http://hoenam.boeun.chungbuk.kr)에는 지난 6월초 개통 이래 지금까지 조회건수가 모두 1천5백50여회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평소보다 세배 가량(1일 30여건) 조회건수가 늘고 있는데, 2천여명의 수몰 실향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고향을 찾기 때문이다.

자신을 ''분당이'' 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물속에 잠긴 용호리가 그립다… 어릴 적 그곳의 그림은 지금 생각하면 환상…" 이라며 고향을 그리고 있다. 또 張모(여)씨는 "나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나봐. 나를 아는 사람, 나를 본 사람 없나요…" 라며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현재 옥천군 군북면과 대전시 동.대덕구 등 대청댐 수몰지역이 포함된 지자체 홈페이지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5~10건씩 올라 있다. 용담댐 건설로 전체 면적의 약 3분의1인 1천1백55만평(1개 읍.5개 면.68개 마을)이 수몰되면서 2천8백64가구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전북 진안군의 홈페이지(http://www.jinan.jeonbuk.kr)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리운 고향 산천'' 이란 부제가 붙은 ''용담댐'' 코너에는 댐 건설로 수몰된 68개 마을의 역사가 컬러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소개돼 있어 수몰지역 출신 외지 거주 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충북도는 이같이 홈페이지에 대한 향토 출신 외지 인사들의 반응이 좋자 조만간 이(里)단위까지 홈페이지 구축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전.전주〓최준호.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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