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뒷골목의 우울한 삶 '방콕 데인저러스'

중앙일보

입력

주인공 콩(파와릿 몽코피삿) 은 외롭고 고독한 킬러다.

고아인 데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그가 약국에서 일하는 순수한 여인 폰을 사랑하게 된다. 콩의 고독한 눈빛에 마음이 끌린 폰(프렘시니 라파나소파) 도 콩에게 점차 마음을 여는데, 어느날 공원에서 깡패의 습격을 받으며 콩의 정체가 드러나자 그를 멀리한다.

뒷골목 젊은이의 암울한 삶에 현란한 영상과 잔혹한 액션을 더한 이른바 '누아르 액션' 이다. 국내 처음으로 일반 극장에 걸리는 태국 영화이기도 하다.

작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국제 비평가상을 받았다. 태국에서 개봉했을 때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제치고 경이적인 흥행 기록을 세워 최근 태국 영화 산업이 활기를 띠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간간이 나오는 대사에 심장이 고동치는 듯한 강렬한 음악, 빠른 장면 전환은 고독한 킬러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꽤 효과적이며 감각적인 영상을 선호하는 관객들이 환호할 만하다. 콩과 폰이 만나 사랑을 싹틔우는 장면은 잔잔하여 마치 휴식 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피가 타일 바닥을 적시며 흘러내리는 것으로 시작 타이틀을 꾸미거나 정지 화면을 이용해 총알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장면, 핸드 헬드 기법(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방법) 등은 홍콩 누아르에서 익히 보아왔던 터라 태국 영화의 독특함을 읽기에는 다소 모자란다.

감독.각본.편집을 맡은 옥시드 팽과 대니 팽 쌍둥이 형제는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로 태국 비평가협회상 6개 부문을 휩쓸며 '태국의 우위썬(吳宇森) ' 이란 찬사를 받았다. 22일 개봉.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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