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향 보고서 "미 경제, 테러 아니라도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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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테러참사 이전부터 이미 생산과 소비, 고용 등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일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 북' 을 통해 "8월부터 테러 직전인 지난 10일까지 소비.생산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이미 둔화하고 있었다" 고 밝혔다.

12개 지역 연준으로부터 올라오는 경제상황 보고를 취합하는 베이지 북은 FRB가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한 판단자료로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베이지북 내용에 비추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는 부시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금 환급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제자리 걸음이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둔화 현상도 두드러져 12개 모든 지역에서 신규 주문과 생산이 줄었으며, 절반 이상의 지역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사정도 계속 악화돼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가릴 것 없이 일자리 구하기가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중 미국의 실업률은 4.9%로 4년만에 최고치였다.

특히 고용문제는 테러사태 이후 심각해져 연일 감원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ISI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감원 발표는 테러 발생 전주에 1만5천4백명이었지만 지난주엔 2만4천5백명으로 늘었고, 이번 주는 19일까지 무려 10만명에 육박했다. 19일에만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각각 2만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7월 중 미국의 무역적자가 전달보다 0.8% 줄어든 2백8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수출은 2.5%가 감소한 8백37억달러, 수입은 2.1% 줄어든 1천1백25억달러였다.

수입이 줄어든 것은 자동차부품.반도체칩 등의 수요가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이는 미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컴퓨터산업 등의 침체를 반영하는 것이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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