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 뒤치락 1년|비선거 종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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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는 9월에 실시되는 제6대 비율빈 대통령 선거전은 이제 막바지에 이른감이 있다. 자유당후보 현[마카파갈]대통령, 제1야당인 국민당후보 [마르코스]상원의장, 제2 야당인 진보당후보, [망글라프스]상원의원 등 후보들도 남은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폭력이 도처에서 심상치않게 일어나고 있어 선거를 전후하여 혼란이 예상되는데 이번 선거는 8명의 상원의원 및 전하원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됨으로 해서 혼란은 거의 필연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곳 비율빈의 선거방식은 좀 특이한데가 있다. 선거활동은 1년전부터 시작할 수 있으며 투표는 기명식으로 출마자의 성명을 기재해야 하므로 문맹인에게는 선거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특히 기재된 성명이 불확실 할때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음상 가장 가까운 출마자표로 간주하게 되는데 이번의 출마자들은 모두 Ma로 시작되는 이름들이라 선거가 끝난 후에도 말썽이 생길 가능성이 짙다. 게다가 투표용지 한장에 대통령, 부통령 전국구 상원의원 8명,자기지방의 하원의원 등 무려 11명의 이름을 기재해야 하므로 더욱 큰 혼란을 초래할 것 같다.
자유당은 작년말부터 시작된 본격적 선거유세를 통하여 주로 국민당 후보 [마르코스]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데 비해 국민당은 [마카파갈]행정부의 실정을 비난, 밀수방지책의 실패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실패, 범죄사건의 증가 등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아 일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한편 진보당의 [망글라프스]후보는 지명 및 선거활동자체가 늦기도 했지만 인기나 지반등이 타후보보다 현격히 뒤지고 있어 결국 [마카파갈]후보와 [마르코스]후보가 승리를 겨룰것이 확실하다. [마르코스]후보는 주로 도시에서 우세하고 지식층의 절대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출신지방에서는 9할이상 지지할 것이 확실한 데다가 다수, 국민들이 현행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우세도 예상될 수 있으나 [망글라프스] 후보에게 정부 불신 국민들의 표가 갈릴 것이고 자유당의 강력한 조직이나 [마카파갈]부인이 조직한 [라캄비니]부인회 조직도 무시할 수 없어 누가 당선될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한 선거때마다 말썽을 부리던 [후크]단(공산게릴라)이 권력투쟁에서 두파로 갈라져 한파는[마카파갈]후보를, 다른 한파는 [마르코스]후보를 지지한다고 나서 이들의 [테러]행위도 주목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닐라]에서 박노욱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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