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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女 "다 죽었다고 해도 평균 월 수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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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의 집창촌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본지 취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부산, 광주광역시, 경기도 파주 등에 위치한 주요 집창촌을 집중 취재했다. 집창촌에서 만난 업주와 종업원은 “과거보다는 수입이 줄었지만 현상 유지는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일 밤 서울 영등포역 인근 집창촌에선 한 업소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이 동네에선 장사가 꽤 잘되는 집이라 새로 공사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서울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집창촌은 용산역 주변이 유일하다. 이 지역은 재개발공사로 인해 업소 자체가 완전히 철거됐다. 그러나 영등포역 주변,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 천호동 텍사스, 청량리 588 등 다른 집창촌은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집창촌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 이후 업소 수가 대폭 줄었었다. 그러나 경찰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몇 년 전부터 다시 문을 여는 업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솔직히 매일 집창촌 단속에만 경찰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며 “(집창촌은) 사실상 현상 유지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부산·광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집창촌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집창촌마다 평균 수십 곳의 업소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서울지역 집창촌에서 만난 한 여성 종업원은 “성매매특별법 이후 (집창촌이) 다 죽었다고는 해도 한 달 평균 300만~400만원 정도는 번다”고 말했다.

 실제 ‘2010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성매매를 1차 영업으로 하는 업소가 10개 이상 늘어서 있는 지역)는 2007년 35곳에서 2010년 45곳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집결지의 여성 종업원도 3644명에서 3917명으로 증가했다. 성구매 건수도 251만 건에서 802만 건으로 늘었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주춤하던 집창촌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얘기다. 한 성매매업소 관계자는 “일반 고객은 마사지 업소나 오피방 등으로 옮겨 갔지만 이주노동자 등 새로운 고객층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흥’ 집창촌도 등장했다. 서울 대학로 인근의 한 골목에 붉은 불빛이 켜진 ‘유리방’ 형태의 성매매업소가 나란히 등장했다. 성매매 종사자와 업주 모임인 한터전국연합회 관계자는 “겉으로는 집창촌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하월곡동(미아리 텍사스)을 제외한 다른 집창촌은 골목 뒤편으로 숨어든 업소가 많아 실제로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김민상·손광균·한영익·이가혁·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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