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일본 신용등급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유력 신용평가회사인 S&P는 11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 에서 '부정적(negative)' 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현재 AA+인 일본의 신용등급을 가까운 장래에 낮출 수 있다는 경고다.

배경에 대해 S&P는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거시 경제정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시의적절한 개혁이 이뤄지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라 빚이 지나치게 많아 정부가 공공사업을 확대하기 어렵고,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국가부채는 2005년에 국내총생산(GDP)의 1백75%로 당초 예상보다 1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또 일본은행이 지난 3월 제로금리 정책을 다시 채택했으나 적절한 때를 이미 놓쳤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으며, 국제통화로서의 엔화 위상과 전자.자동차부문의 경쟁력 등을 감안해 지금 당장 신용등급을 낮추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S&P는 지난 26년간 일본의 신용등급을 최상급인 AAA로 유지해 왔으나 지난 2월 국가부채 급증을 이유로 한단계 낮췄었다.

일본은 지난 2분기 성장률이 -0.8%(전분기 대비)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여당은 올해 국채발행 규모를 30조엔 내로 억제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계속 논란을 벌이면서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이 늦어지고 있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지수는 현재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며 10, 000엔선이 위협받고 있다.

S&P에 앞서 무디스는 지난 6일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디스는 현재 일본의 신용등급을 최상급에서 두단계 낮은 Aa2로 분류해 놓고 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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